▶ 중 “미국산 대두·자동차·항공기도 25% 관세”
▶ 시행 시기 미정… 협상 여지 속 세계가 우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1,300개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4일 미국산 대두(메주콩),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또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경제 규모 1,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보복과 맞보복 조치로 사실상 무역 전쟁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대공황 이후 전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세칙위원회가 발표한 관세 부과 명단의 전체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500억달러로, 미국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1,300개 중국산 상품의 대미 수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조치의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상황에 따라 추후에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관세부과 품목 명단에는 대두(황대두, 흑대두) 외에도 옥수수, 옥수수 분말, 수수, 미가공 면화, 신선 소고기, 냉동 소고기, 담배 등 농산품이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대두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 3,200여t을 수입했으며, 금액으로는 140억달러에 달한다. 자동차 역시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00억달러를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항공기도 지난해 보잉의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인도했으며, 향후 20년간 7,240대, 무려 1조1,000억달러의 항공기를 중국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발표한 관세부과 명단을 보면 그동안 거론된 보복 수단이 대부분 포함됐다”면서 “다만, 시행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것은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둔 미국과 협상에서 우위를 두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와 재정부는 관세부과 조치를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의 무역전쟁 가능성과 후속 조처에 대해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은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기 때문에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미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 부과하기로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조치이자 자제한 행위”라고 답했다.
왕 부부장은 또 미국과 대화 채널이 유지되고 있느냐고 묻자 “중국의 일관된 입장인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대문은 계속해서 열려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 위에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국채와 보유 외환을 보복조치로 활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주광후이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리커창 중국 총리의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 연설을 인용해 “중국은 3조 달러 상당의 보유 외환이 있고 이는 인민의 재산”이라며 “중국의 보유외환 운용원칙은 첫째가 안정성이고, 둘째가 유동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절한 수익성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모두 고율 관세를 즉시 매기지는 않기로 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미국 측은 다음달 22일까지 관련 업계 의견을 청취하면서 중국 측과 물밑 협의를 벌여 오는 6월 초께 최종 관세 부과를 실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보복관세 시행일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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