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한인 홈오너들 살던 집팔고 ‘다운사이징’
▶ 자녀 독립 후 아파트로 옮기는 현상도 나타나

남가주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현재 보유한 주택을 팔고 아파트로 옮기거나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가격 뚝 떨어지기 전에 집 팔아서 목돈 챙기자”
샌퍼낸도 밸리 노스리지에 거주해온 한인 김모(49)씨는 약 10년간 보유해온 단독주택을 팔고 인근 하우스로 이사해 당분간 렌트를 살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지난 수년간 주택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언젠가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가격이 피크를 쳤을 때 집을 팔아 목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처분하고 아파트로 옮기거나 규모가 작은 집으로 ‘다운사이징’ 한 지인이 3~4명은 된다”고 전했다.
발렌시아에 10년 넘게 거주한 박모(51)씨도 지난해 막내가 대학에 진학한 후 실내면적 2,500 스퀘어피트가 넘는 집에 두 부부만 남게되자 더 이상 큰 규모의 생활공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 두달 전에 집을 팔고 LA 한인타운 2베드 아파트로 이사했다.
박씨는 “하루 왕복 70마일씩 운전하면서 한인타운에 있는 직장을 다녔는데 아이들이 대학으로 떠난 후 큰 집에 사는 것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을 팔아서 적잖은 목돈을 손에 쥐었고, 출퇴근 시간에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확 줄어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요즘 남가주 한인들 사이에 살던 집을 처분하고 렌트를 살거나 더 작은 집으로 옮기는 ‘다운사이징’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한인사회가 점차 고령화 시대로 접어드는 것과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남가주 주택가격이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많은 한인 홈오너들은 남가주 주택가격이 한도 끝도 없이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빠르면 2019년부터 집값이 서서히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집값이 ‘피크’를 쳤을 때 집을 팔아서 목돈을 챙기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발렌시아와 밸리지역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상규 뉴스타부동산 부회장은 “지난 2~3년동안 발렌시아 및 샌퍼난도 밸리에서 살던 집을 구입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팔고 다운사이징을 하는 한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일부 한인들은 LA 북부지역에서 아파트가 많은 LA 한인타운으로 이사하며, 일부 고령자들은 시니어홈에 입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를 전문으로 다루는 카니 정 레드포인트 부동산 부사장은 “지난 2년동안 주택가격이 많이 올라 살던 집을 처분하고 일단 목돈을 손에 쥐려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며 “다운사이징 및 렌트가 확실히 트렌드로 자리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어쩔 수 없이 집을 파는 한인들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소득이 감소하거나 연금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미셸 원 비 부동산 부사장은 “젊은 사람들의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가 힘들어 집을 파는 경우더 더러 있다”며 “다운사이징은 주로 고령자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운사이징을 하려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조언한다.
집 규모를 줄여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타이밍을 잘 맞춰야 된다는 것이다.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단순히 목돈을 손에 쥐는 것을 원하는지, 생활비 절약이 우선인지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대학으로 떠났다고 섣불리 집을 팔고 아파트나 작은 집으로 옮겼다가 나중에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월 남가주 주택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 등 주택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LA타임스(LAT)가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코어로직’ 자료를 인용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중 남가주 중간 주택가격은 50만6,750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2%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50만9,500달러에는 약 3,000달러 못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2월 LA카운티 중간 주택가격은 58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오렌지카운티는 71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와 타이를 이뤘다.
LA카운티는 전년 동기대비 10.5%, 오렌지카운티는 전년 동기대비 10.1% 각각 상승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37만5,000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7%,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33만6,500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6%나 집값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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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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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어디나 집이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니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는것도 일리가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예측이 힘드네요. 이런말은 있더군요. 남들이 다들 사려고 하면 팔때이고 다 팔려고 하면 살때라고요
외곽도시의 이야기지. 대도시는 아직도 공급이 수요을 충당못시킨다.
올라간것은 반드시 내려가지요 넘 올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