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지 대학서 청강하며, 문화 체험하고 자원봉사도
▶ ■ 은퇴자들 해외학습 유행

에콰도르, 쿠엔카에서 해외학습 중인 크레이그 맥카터 부부(왼쪽)와 테리 설리번 부부. 이들은 에콰도르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현지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로드 스칼라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Cristobal Corral - 뉴욕타임스]

은퇴자들 사이에 해외대학 연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아마우타 스페인어 학교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도널드 윌큰과 셜리 맥카터. 가운데는 교사인 미리암 마투트.

로드 스칼라 참가자들이 에콰도르 고유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단순한 여행보다는 현지 문화를 심도 있게 경험하고 싶어하는 나이든 여행자들을 위해 로드 스칼라는 장기 체류 해외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캐롤 설리반은 에콰도르의 쿠엔카에서 잠을 깨며 새로운 하루를 맞는 설렘에 들떴다. 그는 해외대학 연계 프로그램인 스터디 어브로드 2주째이다. 학교에 가서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나면 같은 반 학생들과 동네 시장에 나갈 예정이다. 거기서 저녁거리 시장도 보고 새로 배운 스페인어 연습도 해볼 요량이다.
“동네 여성들은 우리가 말이 너무 서툴러서 기겁을 할 지경이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떠듬떠듬 말을 해보도록 해준다”고 설리번은 말한다. 그의 남편 테리 역시 같은 반 학생인데 나이는 70대 초반이다.
설리번 부부 같이 나이 들어서 공부도 할 겸, 자원봉사도 할 겸 혹은 일도 할 겸 해외로
여행을 가는 것이 한 추세가 되고 있다.
단순히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것이다.
나이든 연령층은 종종 뭔가를 더 배우고 싶고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어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관련 업계의 앤드류 고든은 말한다. 그는 12년 전 ‘다이버시티 어브로드(Diversity Abroad)‘라는 여행사는 창업했다.
“여행에 어떤 의미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지요.”
그의 여행사는 전통적 학생 연령이 아닌 비전통적 학생들이 해외에서 공부도 하고 어떤 의미 있는 일도 할 수 있도록 주선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설리번 부부가 참가한 프로그램은 로드 스칼라(Road Scholar)라는 회사가 주관하고 있다. 로드 스칼라는 처음 60세 이상 학생들에게 학점과 무관하게 청강할 수 있는 대학 강의를 제공하는 일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제는 세계 각 곳에서 공부도 하고 현지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방문지역의 특정한 생태계에 관심을 집중할 수도 있고, 대학 캠퍼스에서 강의를 들을 수도 있으며, 바다에서의 한 학기(Semester at Sea) 강의를 택할 수도 있다. 115일간 전문가들과 대양을 항해하며 중간 중간 도착하는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성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보통 나이든 연배가 주를 이루어서 ‘로드 스칼라’의 평균 연령은 70세이다.
이 단체는 비영리기구로 가족 간병인 후원금 등 장학금을 제공한다.
로드 스칼라의 프로그램 개발 담당 부사장인 조앤 벨에 의하면 성인 해외학습 프로그램은 대학생 연령층 스터디 어브로드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학과 공부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현지 문화 체험을 중시한다.
“너무 학과 공부에만 치중하는 프로그램들은 수강생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실 밖으로 나가서 그 나라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 하지요.”
아침마다 등굣길에 동네 카페에 들러 크롸상을 사고 카페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것이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드 스칼라는 3년 전 플로렌스와 파리 중 한군데에서 6주간 진행하는 살며 배우며(Living and Learning)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이 대학 캠퍼스 인근 아파트에 살면서 강의를 듣고, 방과 후 요리나 연극 혹은 다른 문화적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 아이디어가 너무나 인기를 끌면서 이제 로드 스칼라는 유사 프로그램을 베를린, 시실리, 예루살렘, 세빌(스페인) 그 외 4개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 공부, 일,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들도 인기다. 고우어브로드(GoAbroad.com) 웹사이트에는 일반 학생들과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1만5,000여개가 실려 있다. 사이트 검색엔진을 관리하는 메건 리에 의하면 30세 이상 은퇴연령까지의 나이든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검색이 증가하고 있다. ‘성인 갭 이어’ ‘성인 해외수학’ ‘은퇴자 해외 자원봉사’ 같은 검색이 증가하고, ‘성인 해외인턴’ 같은 검색도 있다.
은퇴자 단체인 AARP의 2018년 여행추세 연구 보고서에도 비슷한 추세가 보인다. 조사에 응한 전 연령층의 여행자들 중 최소한 절반은 그냥 해외 관광보다는 현지인들과 같이 어울리고 먹는 ‘진정한’ 해외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나이든 연령층을 위한 해외 프로그램들은 그들의 필요에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메건은 말한다. 나이든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에 묵는 걸 좋아하지 않고, 대학생들에게 하듯 감독을 할 필요도 없다. 자원봉사도 너무 힘들지 않은 것을 원한다. 기운이 달리는 면도 있지만 그 보다는 그 지역을 탐구할 시간을 더 갖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쿠엔카에서 로드 스칼라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크레이그 맥카터(82)는 대학생들이 단 시간에 스페인 말을 더 많이 배울 것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에 자원 봉사자들을 보내는 단체로 볼런티어HQ(VolunteerHQ.org)가 있다. 한 주에서 6개월까지 자원봉사 일을 할 수 있는데, 은퇴자들은 보통 시간과 돈이 있어서 장기간 체류를 하곤 한다.
역시 해외 자원봉사를 돕는 여행사로 카야 리스폰서블 여행사(Kaya Responsible Travel)가 있다. 창업자 헤일위그 존스에 의하면 참가자의 21%는 30세 이상 연령층이다. 이들의 인기 목적지는 남아공, 타일랜드, 인디아 등. 인기 관심분야는 야생 생물 보존, 여성의 권익 증진, 소규모 자영업 후원 등이다.
해외에서 일하고 배우고 공부하는 프로그램들은 수없이 많다. 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수천개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프로그램이 어떤지는 알 수가 없는 일. 반드시 과거 참가자들의 경험담을 살펴보고 주최하는 회사의 평판을 알아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한국일보-New York Tiems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wondosa 그래서 당신은 그렇게 잘났어 모든 사람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안쓰는 게 아닌데 너무나 건방지고 웃기는구만 남의 마음도 의견도 잘 생각하고 그 댓글에 올리십시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도 좋지만 젊었 을 때 조그만 신경써 준비만 잘 해 놓았다면 100세시대 은퇴후 정말 신나게 잘 지낼수 있으리라 생각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