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⅔이닝 2실점…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로 2실점 만회

2타점 2루타 친 뒤 점퍼 입는 류현진 [AP=연합뉴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한 이닝에 홈런 2개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고개를 떨구는 대신에 씩 웃어 보였다. 그 정도로 여유가 넘쳤고, 자신의 구위에 확신이 있었다.
류현진은 2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4피안타(2피홈런) 7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4-2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불펜진이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시즌 4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아쉽게 승리는 불발됐으나 류현진이 이날 투타에서 보여준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2회말 선두타자 에반 롱고리아에게 3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2사에서는 브랜던 크로퍼드에게 3구째 커브를 던졌다가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올 시즌 첫 1경기 2피홈런이자 한 이닝 2피홈런이었지만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라에 비친 류현진은 홈런을 맞은 두 차례 모두 뒤돌아서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표정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1.99를 쌓으며 단단해진 입지 영향도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3회말부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3회말과 4회말을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고, 5회말 역시 실점 없이 막았다.
고르키스 에르난데스에게 기습번트 안타 한 개만 내줬을 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그러자 현지 TV 카메라는 류현진의 투구 동작을 와인드업부터 공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까지를 측면에서 슬로우 화면으로 수차례 보여줬다.
그만큼 류현진이 리드미컬하게 중심 이동을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투구 밸런스가 잡히자 공에도 힘이 실렸다. 류현진은 최고 시속 92.5마일(약 149㎞)을 찍은 묵직한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진을 7개나 잡아냈다.
어쩌면 류현진이 지은 미소의 진짜 의미는 타석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저스는 0-2로 뒤진 4회초 야스마니 그란달과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좌완 선발 데릭 홀랜드를 상대로 3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날렸다.
주자 모두 홈을 밟으며 4-2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잃어버린 2점을 타석에서 자신의 힘으로 되찾아온 셈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4·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시즌 4호 홈런을 쳐낸 이날, 류현진의 투타 활약도 오타니 못지않았다.
사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인 2013년에 '베이스 류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의 전설적인 홈런왕이자, 투수 출신인 베이비 루스에 류현진의 영문 약자(Ryu)를 합쳐 만든 합성어다.
비록 류현진은 시즌 4승을 아쉽게 놓쳤지만, 오타니가 전혀 부럽지 않은 활약으로 한국 야구팬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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