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환 회장 연임 의사에 경쟁 포기
▶ 단독출마·무투표 당선… 4번째 맡아

제42대 회장 선거 등록에 단독 입후보한 하기환(왼쪽 세번째) 회장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후 조익현 선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1일 마감된 LA 한인상공회의소(이하 상의) 제42대 회장 선거에 하기환 현 회장이 단독 출마, 결국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하 회장은 김봉현·신영신·박진규 이사 등 3명의 부회장 후보와 함께 선관위에 등록했다.
이날 상의 사무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익현 선관위원장은 “제42대 회장선거에 하 회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했다”며 “후보자 신청서와 공탁금을 검토한 결과 하자가 없어 회장단 선거 세칙에 의거해 무투표 당선됐음을 공포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1992~1993년 16~17대에 걸쳐 회장을 역임한데 이어 2017년 41대, 올해 42대 회장직까지 맡게 됐다.
하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자 이 사태를 지켜본 상의 관계자들과 한인들은 “회장선거에 나설 젊은 사람이 그렇게도 없나. 한인사회 곳곳에서 활발하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마당에 오히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꼴”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상의는 지난 1999년 강상윤 회장이 당시 40대 초반이었던 김성주씨에게 회장직을 넘겨주면서 주요 한인단체 중 가장 먼저 세대교체의 깃발을 올렸었다. 김 전 회장 이후 최명진, 이용태, 에리카 김씨 등이 40대로 회장을 역임했고 이후 한문식, 신구현, 정주현, 스테판 하, 명원식, 김춘식, 에드워드 구, 임우성, 케니 박, 전석호, 로렌스 한, 이은씨 등 50대를 주축으로 회장직을 이어왔다. 결국 지난해 하 회장의 재등장으로 세대교체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갔다.
하 회장은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직접 “연임 의사를 밝히자 당장 집안에서부터 반대가 심했다”며 “그러나 다른 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하 회장의 말을 진심으로 믿을 사람은 상의내에서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의회장 선거 때에도 한 후보자가 입후보를 계획했었으나 하 회장이 나오자 부랴부랴 입후보를 포기했다. 상의 선배와 경쟁을 할 필요가 없고 하 회장의 영향력으로 주위에서도 출마를 만류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상의의 한 이사는 “하 회장 등장이후 정기이사회에서 토론이 사라진지 오래됐다”며 “아무도 바른 말을 하거나 이견을 달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사는 “강한 추진력을 구실로 이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외골수처럼 파고드는 운영스타일에 피로감을 느낀 이사가 많지만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올해도 회장 출마를 고려했으나 하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히자 바로 뜻을 접은 인사도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상의 안팎에서는 상공회의소가 커뮤니티의 경제활동 증진이나 회원의 비즈니스 지원보다는 이사들의 친목 도모단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이사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고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드는 등 출혈이 크며 ▲한인상공인들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는 점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편 상의는 오는 15일 열릴 5월 정기이사회에서 신임 회장단을 인준하고, 7월 셋째 화요일에 실시될 제42대 이사장 선거를 위한 선거 세칙도 의결할 예정이다. 하 회장은 오는 7월1일부터 42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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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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