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2년작 서울옥션 홍콩경매서 13개월만에 또 자체 경신
▶ “수수료 포함해 사실상 100억 원”…높이 2.5m 대작에 희소한 색조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가 낙찰가 85억 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3-II-72 #220'은 27일 홍콩 완차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25회 홍콩세일에서 85억2천996만 원(6천200만 홍콩달러)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작품은 77억 원(5천600만 홍콩달러)으로 경매를 출발했으며, 현장에 있던 한 여성 고객이 낙찰받았다.
국내외 미술계 관심이 쏠린 낙찰가 100억 원 돌파는 무산됐다.
하지만 18%인 구매 수수료(약 15억 원)를 더하면 사실상 100억 원 수준이라는 게 서울옥션 설명이다.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는 "크기와 색감, 조형성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라면서 "한국 미술품 경매 거래가가 약 100억 원대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미술 전반에 대한 국내외 기대감이 한층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4월 케이옥션 서울경매에서 김환기 푸른색 전면점화 '고요 5-IV-73 #310'(1973)이 기록한 65억5천만 원이었다.
김환기는 이번 경매를 통해 13개월 만에 경매가 자체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2015년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7억2천만 원에 팔린 푸른색 전면점화 '19-Ⅶ-71 #209'를 시작으로 김환기 작품은 지난 3년간 6차례 연속 최고가 기록을 썼다.
이번 경매로 이중섭 '소'에 잠깐 한자리를 내준 국내 미술품 경매가 1~6위가 다시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지게 됐다.
'3-II-72 #220'은 김환기 작품 세계가 절정에 이르렀다 평가받는 미국 뉴욕 시절의 전면점화 중 하나다.
세로 254㎝, 가로 202㎝ 대형 면포 위에서 맑은 진홍빛 점들이 엇갈리는 사선 방향으로 패턴을 이룬다. 상단에는 푸른색 점들이 작은 삼각형을 이루며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의 경매 시작가부터 직전 최고가보다 12억 원 높았음에도 낙찰된 것은 추상미술 선구자라는 작가의 미술사적 지위에다 희소한 색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환기 전면점화 대다수는 푸른 색조로, 지금까지 파악된 붉은색 전면점화는 넉 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환기 일기에도 '3-II-72 #220' 작업 과정이 꼼꼼히 기록됐다.
작가는 1972년 1월 30일 낮에 목재를 사와 틀을 만들었고, 2월 1일 밤 틀에 면포를 매어 그림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작가는 이틀 뒤 작업을 시작하면서 "진종일 비. 100"×80" 시작. #220 Rose Matar"라고 썼다. 'Rose Matar'는 유화 물감 중 로즈매더 색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업은 같은 달 9일 마무리됐다.
작품 뒤쪽에는 '3-II-72 #220'과 'whanki New york'이라고 적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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