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말리 출신 22세 불법체류 청년, 5층 발코니에 매달린 아이 맨몸 구출 화제
▶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시민권·소방관직 제안
아프리카 출신의 한 청년이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아파트 발코니에 매달린 아이를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구조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마무두 가사마(22)라는 청년은 지난 26일 저녁 8시께(현지시간) 파리 18구의 한 거리를 지나다가 행인들이 비명과 차들이 경적을 심하게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곳을 바라보니 아파트 5층 발코니에 한 아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발코니 손잡이를 붙잡고 버티는 아이가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가사마는 즉시 아파트 발코니를 한 층씩 맨몸으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무런 안전 장구도 없이 5층까지 30초 만에 올라간 가사마는 무사히 아이를 낚아채 구조에 성공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가사마가 아이를 구하고 몇 분 뒤에야 도착했다.
가사마는 구조 당시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사람들이 소리치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길래 무작정 올라갔어요. 하늘에 감사하게도 아이를 구할 수 있었어요.”
용기를 내기는 했지만, 아이를 구해 아파트 거실에 내려놓고 나자 몸이 떨려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 아이는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코니 문이 열린 곳으로 나왔다가 변을 당할 뻔했다.
가사마가 아이를 구출하는 장면은 행인이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큰 화제가 됐다.
청운의 꿈을 안고 프랑스로 건너온 아프리카 출신 청년의 용감한 행동에 프랑스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많은 네티즌이 아파트를 맨몸으로 올라간 모습에 감명을 받아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서 “그분이 몇 달 전 새로운 삶을 꿈꾸며 말리에서 파리로 왔다고 들었다. 그의 영웅적 행위는 모든 파리시민에게 귀감이다. 프랑스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가사마의 영웅적 행위를 높이 평가해 그에게 특별 체류허가를 내주라는 청원운동도 개시됐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프랑스는 소방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단숨에 아이를 구출한 이 청년의 ‘능력’을 인정해 소방대에 채용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집무실인 엘리제궁으로 가사마를 초청해 만난 뒤 그에게 경찰서장의 서명이 담긴 감사장을 전달했다. 또 그에게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고 소방대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깜짝 선물’까지 안겼다.
몇 달 전 프랑스의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말리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파리로 건너온 가사마는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세였지만, 평생을 프랑스에 거주해도 따기 어려운 시민권과 프랑스 공무원 자리를 한꺼번에 얻게 된 것이다.
가사마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엘리제 궁에서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뒤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그는 “대통령이 많은 얘기를 해줬다. 매우 친절한 분이었고, 선물도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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