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선언은 북한 체제보장의 시작점…중국도 지지”
▶ “중국은 없는 평화협정 안정성에 영향…차이나 패싱 우려 안 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전념하는 것으로 믿어요” (워싱턴DC AP=연합뉴스) 1일 오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면담을 마친 뒤 집무동 밖에서 김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12분께 백악관에 도착한 김영철은 80분 가량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동한 뒤 종전선언 역시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역시 3자 종전선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은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는 중국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며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의식하는 입장을 제시했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회담 결과는 한반도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오는 12일 열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계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라며 "이는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 차례 회담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없다고 말한 것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비핵화 방식을 주장한 북한의 입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겠다는 뜻"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이번 회담으로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공식화했고,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이라는 '빅딜'이 큰 틀에서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장기적인 프로세스로 보고 접근한 점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대해 처음 언급한 점을 거론하면서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 대해서 중국도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며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일 뿐이지만,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전쟁 상태를 종결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종전선언 이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할 때는 협정 당사국으로서 중국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며 "중국이 빠진 평화협정은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 역시 "비핵화 프로세스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로 시작됐다면, 북한 체제 안정 보장의 시작은 종전선언으로 볼 수 있다"며 "종전선언이 있어야만 한미 군사훈련 중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 체제보장의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할 명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이어 "중국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 남북미 3자가 주도하는 데 양해를 할 것"이라며 "중국이 종전선언에서는 제외됐지만, 이후 논의되는 한미 전략 자산 철수, 주한 미군 문제 등에서는 중국의 입김을 불어넣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문제에서 차이나 패싱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두 전문가의 의견이 갈렸다.
주 교수는 "평화협정이든 비핵화든 중국의 참여가 없다면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선은 북미 간 관계 회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이 한발 뒤로 물러나 있지만, 이후에는 중국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서 당분간 중국이 끼어들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 문제는 북미가 당사자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중국이 손을 뻗칠 여지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이 문제보다는 북중 교류를 확대하면서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그러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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