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 빼든’신태용, 체력 강화용 파워프로그램 가동
▶ 손흥민은 훈련서도 에이스…셔틀런서 1위 안 놓쳐

신태용 감독(왼쪽)과 차두리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이 치열하게 몸싸움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
태극전사들이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1차 베이스캠프인 오스트리아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 가운데 신태용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체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준비했던 칼을 빼 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이틀째인 5일(이하 현지시간)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파워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두 시간여에 걸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의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분위기는 전날과 완전히 달랐다. 전날 첫 훈련에선 스트레칭, 족구 등 레크리에이션 성격의 가벼운 운동을 했지만, 이날은 대다수 선수가 숨이 차 헉헉거릴 정도로 훈련 강도가 업그레이드됐다.
우선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은 곧바로 본격적인 체력 훈련에 나섰다. 두 선수가 한 조를 이루는 몸싸움 훈련부터 시작했다. 공중볼 다툼에 대비하기 위해 두 선수가 높이 점프한 뒤 충돌하는 훈련이었는데, 신체 조건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짝을 맞췄다. 공중에서의 격돌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오반석이 함께 날아오른 김신욱에게 밀려 공중에서 크게 휘청거리자 주위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이후 씨름을 연상케 하는 몸싸움 훈련도 소화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훈련은 그때부터였다. 다시 한 번 2명씩 짝을 지은 선수들은 일대일 대결 후 슈팅까지 연결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코치가 차준 볼을 먼저 잡는 선수가 공격수가 됐고, 자연스레 다른 선수는 수비수 역할을 맡았다. 선수들의 표정은 비장했다. 실전 경기처럼 온 몸을 던지며 훈련에 임했다. 고요한은 김민우와 몸싸움 도중 왼쪽 어깨를 다쳐 잠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 동안 전력을 다하는 훈련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의 체력은 금세 소진됐다. 10회 가량 일대일 대결이 이어지자 일부 선수들은 다리가 풀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차두리 코치는 옆에서 “걷지 마”라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녹초가 된 선수들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론 5대5 미니게임과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골키퍼 3명 포함 10명의 선수가 미니게임을 하는 동안 나머지 13명의 선수들은 전경준 코치의 지휘 아래 셔틀런을 실시했다. 셔틀런을 마친 선수는 곧장 미니게임에 투입됐고, 미니게임을 끝낸 선수들이 그들 대신 셔틀런을 하는 루틴이 반복됐다.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고 또 뛰어야 했고 대다수 선수는 체력이 한도에 달한 듯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특히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막내 이승우의 스피드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승우는 양 무릎에 두 손을 짚고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훈련에서도 에이스였다. 손흥민은 셔틀런 훈련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훈련 도중 얼음물을 머리 위에 쏟아부은 뒤 다시 훈련에 합류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뛰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신태용 감독과 코치진은 어젯밤 회의에서 선수단에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이에 따라 특별히 파워프로그램을 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훈련 후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나고 합류한 선수와 시즌 도중 온 선수 간에 체력 불균형이 있어 국내 소집 기간에는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지 못했다”면서 “오스트리아에 도착한 후 선수들의 생체리듬이 같아졌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는 고강도 파워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2~3회 정도 같은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칭스태프는 선수 유니폼에 부착된 GPS가 도출한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오전 훈련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은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같은 장소에서 오후 4시부터 다시 훈련을 소화했다. 오후 훈련은 세트 피스와 전술 다지기 위주로 진행됐는데 훈련 장면은 초반 15분만 공개됐다. 대표팀은 6일까지 이곳에서 훈련을 소화한 뒤 7일 오전 5시10분(LA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스테디엄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와 평가전에 나선다. 이 경기부터는 월드컵에 나설 베스트11 라인업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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