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브루노 여래사 회주 설조 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개혁을 위해 다시 몸을 던졌다. 한국을 방문중인 설조 스님은 20일 오후(한국시간) 서울 조계사 인근 우정공원에서 종단개혁과 각종의혹당사자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현대불교 불교닷컴 등에 따르면, 설조 스님은 이날 단식돌입에 앞서 중앙종회 종책모임 법륜승가회 소속 종회의원,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에서 활동하는 몇몇 스님, 조계종 적폐청산 시민연대 재가자 등 50여 명과 함께 조계종 총본산인 조계사를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설조 스님 일행은 총무원과 조계사 임직원들로부터 제지를 받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설조 스님이 회견에서 퇴진을 요구한 의혹당사자 중 제1호는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설조 스님은 지난해 10월 총무원장 선거에서 학력위조 은처자의혹 재산의혹 등 각종의혹에도 불구하고 설정 스님이 당선되자 설정 스님의 교통사고 치사사건 의혹을 추가로 폭로하며 중앙종회에 설정 스님을 총무원장 당선인으로 인준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중앙종회는 설정 스님 당선을 압도적으로 인준했고 설정 스님은 지난해 11월 1일 4년임기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두 차례에 걸친 충격적 PD수첩 방송으로 불교계 안팎이 뒤숭숭한 가운데 설조 스님은 20일 회견에서 “근간 우리 종단은 정화의 전통을 계승한 종단인지, 정화의 이념을 짓밟으려는 집단인지 분별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 비(非)비구가 승가갈마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비구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도 어느 때부터인가 적주비구가 한 지역의 큰 사찰을 차지한 후 주변을 속인 뒤 동류와 작당해 중앙기구를 유린하게 됐다”고 현 종단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설조 스님은 또 “재가불자들이 정화종풍을 살려 여법승가가 종단을 이끌기를 바라는 것이 해종이라고 한다. 참으로 괴이한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종단은 어느 경우에도 한 사람의 밥그릇보다 크고 소중하다. 현전 대중뿐 아니라 미래 대중을 피안으로 인도할 배인데 적주와 그 무리들은 이 배의 구멍을 내고 있다”고 비판한 뒤 “종정스님과 원로스님, 방장·조실·율사스님들이 수행력과 덕행으로 종단을 맑히고, 바로 일으켜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회견 직후부터 단식에 돌입한 설조 스님은 단식기한을 묻는 취재기자들 질문에 “(나 역시) 수행을 게을리해 참담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 목숨이 끝이 나거나 종단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면서 “변화란 비구 아닌 사람이 종단기관서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젊은 시절 조계종을 대처승 중심에서 비구승 중심의 종단을 정화하는 운동에 앞장섰던 설조 스님은 1980년 10/27 법난을 피해 미국에 와 샌프란시스코 여래사(현 샌브루노 여래사)를 창건했으며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1994년 조계종 개혁의회 수석부의장, 불국사 주지, 법보신문 사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법륜승가회는 설조 스님에 이어 “피디수첩 보도 직후 설정 스님에게 하루속히 해명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속 시원한 해명은 없고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설정원장에게 더 이상 시간을 줄 수 없다”면서 “종단과 종도를 위한 공심으로 물러나야 한다. 제기된 의혹을 시간을 갖고 해명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계사는 설조 스님 일행의 6/20 조계사 참배 이튿날인 21일 ‘조계사 사부대중’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조계사 대웅전을 찾은 불자들의 모멸감과 점령군처럼 노스님을 앞세우고 들어온 몇몇 재가자들의 후안무치한 언행을 묵과할 수 없다”며 “경내 소란과 대웅전 기도를 방해하는 행위가 재발할 시 조계사 사부대중은 이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더 이상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불자들의 자긍심과 신행공간이 훼손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불교신문이 보도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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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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