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 자책골-드 브루이너 추가골로 브라질에 2-1
▶ 우루과이 꺾은 프랑스 상대로 사상 첫 결승 도전

벨기에의 케빈 드 브루이너가 전반 역습상황에서 추가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
러시아 카잔이 우승후보들의 무덤이 됐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인 독일이 카잔에서 한국에게 덜미를 잡혀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을 맛본 데 이어 16강전에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카잔 아레나에서 프랑스에 패해 대회를 마감했고 이번에는 최고 우승후보였던 ‘삼바군단’ 브라질마저 카잔에서 벨기에에게 덜미를 잡혀 통산 6번째 우승 꿈이 무산됐다.

패배가 확정된 후 아쉬움에 무릎을 꿇은 네이마르. [AP]
6일 카잔 아레나에서 펼쳐진 대회 두 번째 8강전에서 브라질은 벨기에에 전반에 2골을 허용한 뒤 후반 필사적인 반격에도 불구,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쳐 1-2로 무릎을 꿇으며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6년 만의 우승도전을 4강 문턱에서 멈추고 말았다.
반면 에덴 아자르, 케빈 드 브루이너, 로멜로 루카쿠 등 소위 ‘황금세대’의 주역들을 앞세운 벨기에는 이날 승리로 이번 대회 유일한 전승 행진을 이어가며 4위를 차지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다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한편 이에 앞서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벌어진 8강전에선 프랑스가 우루과이를 2-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선착했다. 이로써 프랑스와 벨기에는 오는 1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벌어지는 4강전에서 결승티켓을 놓고 충돌하게 됐다. 이날 남미-유럽으로 펼쳐진 두 8강전에서 모두 유럽팀이 승리, 남미도 모두 탈락하면서 2006년 독일 대회부터 4연속 월드컵의 유럽팀 우승이 확정됐다.
FIFA랭킹 2위(브라질)와 3위(벨기에)가 맞붙은 경기는 시작부터 불을 뿜는 격전으로 펼쳐졌는데 전반 13분 브라질의 자책골이 튀어나오면서 벨기에가 기선을 제압했다. 나세르 샤들리가 올린 날카로운 왼쪽 코너킥이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빈센트 콤파니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뒤 수비하던 브라질의 페르난디뉴의 오른팔 위쪽에 맞고 브라질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허용한 브라질은 맹렬한 반격에 나섰으나 31분 벨기에의 예리한 역습에 허를 찔려 추가골을 얻어맞고 2골 차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벨기에의 두 번째 골은 일본과의 16강전에서 후반 종료직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드 브루이너에게 볼을 굴려주는 시점부터 단 7초 만에 결승골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느렸지만 그래도 벨기에의 예리함을 유감없이 보여준 환상적인 ‘카운터어택 골’이었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잡은 루카쿠가 30여m를 묵직한 드리블로 돌파, 중앙선을 넘어선 뒤 오른쪽 측면에서 달리던 드 브루이너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드 브루이너는 다시 볼을 치고 나가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선상에서 레이저 빔같이 날아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려 브라질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꿰뚫었다.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은 20야드 정도를 날아가는 내내 지상에서 1m 정도의 높이를 유지한 끝에 그대로 골네트에 꽂혔다.
결국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친 브라질은 후반 시작과 함께 윌리안을 로베르토 퍼미뉴로 교체했고 이후 더글라스 코스타와 레나토 아구스토를 차례로 투입하며 총 반격에 나섰으나 좀처럼 벨기에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6분 미르셀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가 골문 앞에서 슬라이딩한 퍼미뉴 발끝에 스치듯 빗맞고 아웃됐고 10분에는 가브리엘 제수스가 골문 앞에서 콤파니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 판정이 나오지 않아 땅을 쳤다. 한편 벨기에는 후반 16분 또 한 번의 역습 찬스를 잡았으나 아자르의 회심의 왼발슛이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가 승부를 끝낼 찬스를 놓쳤다.
계속 벨기에 골문을 위협하던 브라질은 결국 후반 21분 쿠티뉴의 패스를 받은 아구스토의 헤딩골로 1-2로 따라가며 희망을 살려냈다. 하지만 아구스토는 후반 25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노마크 슈팅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슈팅이 골문 왼쪽으로 빗나가 절호의 동점 찬스를 놓쳤다. 이어 후반 39분에는 네이마르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살짝 내준 결정적 패스를 달려들던 쿠티뉴가 때린 것이 어이없이 빗맞아 또 한 번의 완벽한 찬스를 무산시켰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4분 코스타의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가 페널티아크에서 때린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마저 쿠르투아의 선방에 막히면서 브라질은 결국 뼈아픈 고배를 마시고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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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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