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리가 필요한데 무슨 묘책이 없을까.

류현진(31)의 빅리그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류현진 외에도 로스 스트리플링과 알렉스 우드 등 3명의 선발투수가 조만간 부상자명단(DL)에서 나와 로스터 합류를 앞두고 있어 선발진의 교통정리가 발등의 불이 됐기 때문이다.

왼쪽 사타구니 근육 파열로 지난 5월2일 이후 DL에 있는 류현진은 지난 7일 네바다 리노에서 벌어진 트리플A 경기에서 5이닝동안 5안타 1실점의 호투로 두 번째 재활등판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차례 마이너 재활등판에서 9이닝동안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00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 정도 재활등판을 더 마치면 메이저 복귀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 다저스 선발진에 빈자리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선발투수가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발자원이 풍부한 다저스는 후반기 초반 한때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쓰기도 했지만 이후 5인 로테이션으로 돌아갔고 로버츠 감독은 이미 6인 로테이션으로 복귀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인지 다저스는 최근 로스 스트리플링과 알렉스 우드를 잇달아 크지 않은 부상을 이유로 DL에 올리는 방식으로 선발진의 교통정리를 대신해왔다.

하지만 오른쪽 엄지발가락 감염으로 DL에 올랐던 스트리플링은 9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 1차전에서 복귀했고 왼쪽 대퇴부 통증으로 DL에 등재됐던 우드도 다음 주중에 돌아올 예정이다. 여기에 류현진까지 가세하면 조만간 선발투수가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존의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 겐타 마에다 외에 루키 워커 뷸러가 모두 제 몫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3명의 선발요원이 합류할 경우 선발 로테이션을 다 채우고도 남는 선수가 2명이 돼 다저스로선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8일 “선발 투수가 많다는 것은 좋은 옵션이 풍부하다는 뜻”이라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으나 “어려운 결정의 순간이 곧 온다. 고차원의 문제”라고 선발진 교통정리에 대한 고민도 숨기지 않았다.

일단 류현진의 경우는 부상 이력으로 인해 불펜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다저스 선발투수들 가운데 뷸러와 스트리플링, 우드 등은 불펜 경험이 많기에 불펜 전환이 상대적으로 쉽겠지만 올해 올스타로 뽑힌 스프리플링과 떠오르는 스타 뷸러, 우드 등 이미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선수들을 다시 불펜으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다저스 수뇌부의 고심이 클 전망이다. 일단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가벼운 부상이 있는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DL에 올리는 등 임기응변 방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그야말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올해 다저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ERA) 3.35로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주요선수들이 돌아가면서 DL에 오르내린 탓에 ERA 타이틀을 얻은 자격이 있는 규정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우드 한 명 밖에 없다. 또 시즌 10승을 올린 투수 역시 아직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스트리플링이 선발진 중 가장 많은 8승을 거뒀고, 마에다와 우드는 7승, 커쇼와 뷸러, 힐은 5승씩을 올렸고 류현진이 3승을 기록 중이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