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남태희 골로 강호 코스타리카에 2-0 완승
▶ 출범 나흘만의 데뷔전서 인상적인 경기력 선보여

파울루 벤투 감독이 남태희의 쐐기골이 터지는 순간 교체투입을 준비하던 황인범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하고 있다. [연합]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은 한국 축구가 첫 경기에서 종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완파했다.
한국 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2위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전반 35분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선제골과 후반 33분 남태희(알두하일)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16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벤투 감독은 지난 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첫 훈련에 시작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치른 데뷔전에서 난적 코스타리카를 압도하며 그동안 한국 축구가 보여주지 못했던 간결하면서 빠르고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임으로써 내년 1월 아시안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향해 상큼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으로 놓고 좌우 날개에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을 배치한 4-2-3-1 전술을 가동했다. 남태희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기성용(뉴캐슬)-정우영(알 사드)이 중앙 미드필더로 포진했으며 수비 포백은 홍철(수원)-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맡았다.

벤투호의 첫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이재성. [연합]
상대 진영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운 벤투 감독의 축구 색깔이 잘 드러난 한판 대결이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홍철의 왼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이재성이 쇄도하며 슈팅으로 연결, 출발부터 상대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 한국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모습을 이어갔다. 전반 5분 이용의 오른쪽 크로스가 골문 앞에서 지동원에게 연결되는 장면도 마지막 터치만 제대로 됐다면 골이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고 25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며 때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코스타리카 골키퍼의 수퍼세이브에 막혀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첫 골은 전반 32분에 터졌다. 기성용이 후방에서 한 번에 길게 올려준 볼을 남태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는 순간 상대 수비수의 반칙이 나와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찬 볼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지만 이를 이재성이 바로 차 넣어 ‘벤투호’의 첫 골 주인공이 됐다. 취임 후 첫 골이 터졌지만 벤투 감독은 벤치에서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냉철하게 선수들을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41분 손흥민-이재성-남태희로 이어진 절묘한 패스워크에서 나온 남태희의 강력한 왼발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추가골을 놓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을 빼고 수비수 김민재(전북)를 투입하며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했다. 그리고 후반 6분 만에 장현수의 침투패스를 골문 정면에서 지동원이 가슴 트래핑 후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것이 수비수 몸에 맞고 나와 또 한 번 탄성이 터져나왔다.
벤투 감독은 후반 21분 지동원 대신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이재성 대신 문선민(인천)을 투입하며 변화를 꽤했고 33분 ‘카타르 메시’ 남태희가 멋진 추가골을 터뜨렸다. 상대 진영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는 순간적인 스퍼트로 수비수 태클시도를 따돌리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뒤 반박자 빠른 페인트모션으로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골문 안에 꽂아 넣었다. 골키퍼는 발끝을 뗄 여유도 없었다. 첫 골이 터졌을 때는 무표정이었던 벤투 감독도 이번에는 주먹을 불끈 쥐는 것으로 기쁨을 표시했다.
승리가 굳어지자 벤투 감독은 곧바로 황인범(아산)에 이어 36분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40분 김문환(부산)을 차례로 투입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벤투호의 순항을 예감하게 한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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