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어쩌면 LA 다저스의 올 시즌 운명을 좌우할 일전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빅게임 투수 중 하나로 꼽히는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압도하는 피칭을 보이며 다저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28일 샌프란시스코 AT&T팍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 시리즈 1차전에서 류현진은 자이언츠 타선을 6회까지 4안타(1홈런) 2볼넷 1실점으로 막아내고 다저스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두 번의 무실점 등판보다는 다소 흔들리긴 했으나 위기에서 3차례나 병살플레이를 이끌어내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한 류현진은 시즌 7승(3패)째를 따내며 경기 전 2.00이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1.97로 끌어내려 올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또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자신의 메이저리그 통산 40승(28패)을 달성했다.

한편 자이언츠 선발로 나선 범가너는 역시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6이닝을 마쳤으나 류현진보다 훨씬 많은 112개의 공을 던지며(류현진은 85개) 7안타로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됐고 시즌 7패(6승), 평균자책점 3.26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미 콜로라도 로키스가 앞서 끝난 경기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5-2로 꺾고 8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90승(70패) 고지에 올라 최소한 와일드카드를 확보한 가운데 다저스(89승71패)는 이날 승리로 콜로라도와 1게임차 간격을 유지하며 마지막 두 경기에서 타이브레이커 게임을 이끌어 내거나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희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1회말 상대타자 3명을 범타 처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2회 선두타자 닉 헌들리에게 던진 3구 커터(시속 87마일)가 한복판으로 쏠리는 바람에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이로 인해 14이닝 무실점 행진이 끊어진 류현진은 다음 두 명을 잇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어스틴 슬레이터를 숏 병살타로 유도해내 첫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다저스 타선은 바로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3루를 만든 뒤 매니 마차도가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 1-1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4회 평범한 3루 땅볼을 친 선두 에반 롱고리아가 1루수 데이빗 프리즈의 포구 실책으로 살아나가자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린 헌들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브랜드 크로포드와 아라미스 가르시아에게 잇달아 우전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샌프란시스코는 켈비 탐린슨을 대타로 투입, 초구에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으나 볼을 배트에 맞추지 못했고 류현진은 바로 다음 투구로 2루 병살타를 유도해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며 이날 최대 고비를 넘겼다.

위기를 넘기자 곧바로 찬스가 찾아왔다. 5회초 1사 후 키케 에르난데스가 이날 범가너를 상대로 3번째 안타를 때리고 출루하자 저스틴 터너가 초구에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이날 다저스에 첫 리드(3-1)를 안겼다.

마침내 리드를 잡은 류현진은 5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6회엔 선두 조 패닉에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타자 롱고리아를 숏 병살타로 처리한 뒤 헌들리를 2루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 수가 85개로 한 이닝은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음에도 그를 대타와 교체했고 그로 인해 7회 자이언츠 공격에서 불펜투수를 3명이나 가동하는 고생 끝에 무사 1, 2루 위기를 힘겹게 넘겨야 했다. 다저스는 8회 켄타 마에다에 이어 9회 클로저 켄리 잰슨을 올려 2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