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서 ‘역수출’된 선수, 샌디에고전 6이닝 3실점 호투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로‘역수출’된 메릴 켈리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AP]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SK 와이번스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우완 투수 메릴 켈리(30·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전에서 승리를 품에 안았다.
켈리는 지난 1일 밤 샌디에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D백스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5안타(1홈런) 3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하며 애리조나의 10-3 승리를 견인, 메이저리그 첫 등판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이날 88개의 공을 던진 켈리는 삼진 3개를 잡아냈고, 볼넷은 2개만 내줬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9-0 리드를 잡고 순항하던 켈리는 6회말 다소 힘이 떨어져 3실점한 것이 아쉬웠지만, 타선의 풍부한 지원 속에 여유있게 승리 투수가 됐다. 애리조나는 켈리의 호투와 장단 15안타를 때려낸 타선을 앞세워 10-3으로 이겼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8라운드 지명을 받은 켈리로선 무려 9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린 끝에 맞은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드래프트 지명 후 첫 5년간을 탬파베이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보낸 켈리는 지난 4년간은 한국 SK에서 뛰었다. 4년간 통산 119경기에 나서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애리조나와 2년간 550만달러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손에 넣으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미국 선수가 KBO리그를 거쳐 직접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사례라 미국 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애리조나 타선은 출발부터 활발하게 터지며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초 애덤 존스의 솔로홈런과 데이빗 페랄타의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2회 1점, 3회 2점, 5회 4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회초 팀 타선이 2점을 선취,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5회까지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1회말 2사후 매니 마차도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프랜밀 레예스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낸 켈리는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엔 1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에릭 호즈머를 숏 팝플라이로 처리한 뒤 마차도를 레프트 플라이로 처리, 첫 위기를 넘겼다. 이어 4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그는 5회에도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말이 아쉬웠다. 호스머에 좌월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켈리는 마차도에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고 레예스의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을 내준 뒤 2사 1루에서 루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실점이 3점으로 늘었다. 하지만 켈리는 그렉 가르시아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없이 이닝을 마치며 데뷔전도 마무리했다.
켈리의 빅리그 첫 승 소식에 SK의 염경엽 감독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염 감독은 2017~18년 단장으로서 켈리를 지켜봤다.
염 감독은 이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을 대표해 켈리의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첫 단추를 잘 뀄다”고 전했다.
이어 “켈리가 2017시즌을 마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어했는데 붙잡았다. 못 보내줘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켈리의 눈물에 가슴이 찢어질 뻔했다”며 “그래도 우승을 경험하고 간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1년 늦게 간 것이 켈리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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