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에 4-0… 1차전 0-3 패배 뒤집는 대역전 드라마 연출
▶ 백업 멤버 2명 4골 폭발…2005년‘이스탄불의 기적’을 뛰어넘어

리버풀의 디보크 오리기(오른쪽)가 승부를 뒤집는 4번째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
지난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구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리버풀(잉글랜드)이 14년 뒤엔 ‘안필드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챔피언스리그에서 또 하나의 기적 드라마를 연출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1차전 0-3 패배를 뒤집은 4-0 대승을 거두고 극적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에 선착했다.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펼쳐진 2018-19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기적의 드라마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와 또 다른 특급 공격수 로베르토 퍼미뉴를 부상으로 벤치에 앉혀둔 채 경기에 나선 리버풀은 살라 대신 출장한 디보크 오리기가 선제골과 마지막 골을 터뜨리고 수비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조르지오 와이날덤이 추격의 2골을 뽑아내 바르셀로나에 쇼킹한 4-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일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당한 0-3 패배를 뒤집는 4골차 완승으로 기적같은 4-3 역전승을 거둔 리버풀은 이로써 오는 1일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개최되는 결승에 선착해 토트넘(잉글랜드)-아약스(네덜란드) 승자를 기다리게 됐다.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메시에게 2골을 내주는 등 0-3으로 완패했던 리버풀은 이날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로 시작부터 총공세로 나섰다. 만약 바르셀로나에 1골만 내줘도 무려 5골을 넣어야 이기는 ‘미션 임파서블’ 상황이 될 수 있었지만 그런 것을 걱정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공은 둥글었고 역시 승부는 해보기 전엔 알 수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리버풀의 맹렬한 기세에 초반 소극적인 플레이로 대응하다 완전히 기선을 제압당했고 리버풀은 단 7분 만에 오리기의 선제골이 터지며 희망을 발견했다. 리버풀이 전방으로 길게 투입한 볼을 바르셀로나 수비수 조지 알바가 헤딩으로 뒤로 패스한다는 볼이 마네에게 연결됐고 마네의 패스를 받은 조든 헨더슨이 때린 왼발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오자 오리기가 달려들며 차 넣어 한 골을 따라갔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초반 리버풀의 맹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바르셀로나는 전반 14분 메시의 날카로운 슈팅이 리버풀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을 시작으로 계속 득점찬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마지막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16분에는 역습으로 페널티박스 안에 공격수만 4명인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으나 조디 알바가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을 때리는 대신 뒤쪽의 메시에게 패스를 했다가 기회를 날렸고 2분 뒤에 필리프 쿠티뉴의 결정적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메시와 알바가 잇달아 골 찬스를 잡았으나 모두 무산됐다. 이 찬스 중 하나만 들어갔어도 리버풀의 컴백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위기를 넘긴 리버풀은 후반 9분 만에 2번째 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볼을 가로채 크로스가 넘어오자 와이날덤이 논스탑 슈팅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열었다. 그리고 불과 2분 뒤인 후반 11분 제르단 샤키리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와이날덤이 헤딩으로 꽂아넣어 3-0을 만들면서 승부는 두 경기 합계 3-3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전열이 완전히 무너져 우왕좌왕했고 리버풀은 그런 바르셀로나의 혼란을 틈타 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4분 오른쪽 코너킥을 얻은 리버풀의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는 볼을 코너킥 지점에 놓은 뒤 코너킥을 차지 않는 것처럼 필드 안쪽으로 걸어 나가다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이 전혀 막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간파하자 바로 돌아와 기습적으로 낮은 코너킥을 올렸고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오리기가 논스탑으로 차넣어 바르셀로나 골네트를 흔들었다.
기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앞세워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썼으나 끝내 리버풀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역사적인 역전드라마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반면 리버풀은 지난 2005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AC밀란(이탈리아)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전반에 3골을 내준 뒤 후반에 3-3을 만들고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던 ‘이스탄불의 기적’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기적을 완성하고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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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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