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선수 출신, 정치외교학 전공 후 공학박사 특별한 이력
▶ 디자인서 생산까지… 직접 개발한 자체 브랜드로 1위 우뚝
의학과 테크놀로지 접목·끊임없는 신기술·고객 소통 중시
유도선수 출신의 제이 안 대표.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은 카후나 마사지 체어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카후나 체어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진화한다. 스마트 홈 시스템, 시력이 좋아지는 전용 태블릿 컴퓨터 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월요초대석 - ‘AJX 카후나 체어’ 제이 안 대표운동선수 출신의 공대생,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언뜻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프로필 주인공은 마사지 의자 분야의 새로운 신화에 도전하고 있는 ‘카후나 체어’의 제이 안 대표다. ‘카후나(KAHUNA)’는 하와이 원주민어로 힐링(healing)을 뜻한다고 한다. 카후나 마사지 의자는 현재 전 미국에서 마사지 체어 분야 판매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한인 기업이다. 카후나 마시지 체어는 아마존 판매 1위, 각종 방송 프로그램 후원, 주류 연예인들을 통해 입소문 난 제품으로 유명하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카후나 체어는 “마사지 의자를 고안할 때마다 사람을 치유하는 인술을 생각한다”는 안 대표의 철학이 들어 있다. 오렌지카운티 사이프러스의 카후나 체어 본사에서 제이 안 대표를 만났다.
■마사지 체어, 운명적 도전제이 안 대표는 박사과정에 재학하던 중 ‘산요’에 입사한 것을 계기로 마사지 체어와 만나 20년 넘게 마사지 체어만 연구해왔다. 사실 그의 이력은 특별하다. 고교시절에는 지역 대표로 선발될 만큼 유망한 유도선수였다. 그러나 한국의 유명 체육대학 입학이 내정되어 있던 때 치명적인 어깨부상을 입고 만다.
그는 고민 끝에 유도선수의 꿈을 접고 일반 입시에 매달렸다. 1년 동안을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고1 과정부터 공부하기 시작했고, 다행히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밤샘 공부를 버티도록 해주었다. 결과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입학. 이후 미국으로 와 UC 버클리 컴퓨터 프로그래밍 석사와 캘리포니아 공대 토목공학 박사과정을 밟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과 마사지 체어와의 만남을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DNA적인 끌림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형님까지, 그의 집안은 대대로 의사 출신이다. 아버지의 바람을 뒤로 하고 유도선수를 거쳐 공학도가 되었지만 그는 마사지 의자를 고안할 때마다 사람을 치유하는 의자에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좋은 건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카후나 마사지 체어 역시 의술과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카후나는 롤러가 작동할 때 인체의 혈점을 따라간다. 이런 게 유전자 영향이 아니겠느냐고 안 대표는 말한다.
카후나는 단순히 몸을 주무르는 의자가 아니라 인체공학적으로 면밀히 연구된 의자다. 인체에 닿는 롤러는 공기가 감싸고 있어 부드러운 느낌을 전한다. 척추 치료요법을 마사지 체어에 도입하여 의료용 의자 승인을 받기도 했다. 요가 프로그램을 최초로 개발하여 마사지를 통해 운동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성 피로에 시달리던 사람이나 몸이 아픈 사람으로부터 카후나 마사지 체어를 사용한 후 몸이 가벼워졌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는 ‘돈 버는 것 보다 좋았다’고 했다. 안 대표가 환자를 돌보는 마음으로 의자를 연구하는 이유다.
그의 사무실 선반에는 개봉하지 않은 오래 된 캔 음료, 다 마신 빈종이 커피잔 등이 귀한 장신구처럼 놓여 있다. 손님들이 갖고 온 선물이란다. 그 마음이 좋아서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다는 안 대표다. 그 마음, 그 정이 카후나를 진화시킨다.
■경영철학늘 신기술을 추구하는 안 대표의 개척정신은 카후나 마사지 체어를 진화시키는 동력이다. 그는 의료 세미나는 물론 각종 컨벤션과 신기술 세미나를 놓치지 않는다. 거기서 얻은 아이디어는 모두 카후나 마사지 체어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활용된다.
안 대표는 마사지 체어의 기능과 품질을 좌우하는 마더보드(전자회로) 프로그래밍에 직접 참여한다. 끝없는 연구와 한 발짝 앞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그는 무엇이든 시도한다. 그 결과 3D, 4D 기술을 최초로 의자에 접목했고, 카후나가 자체 개발한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서 블루투스 기능과 휴대폰으로 마사지 체어를 컨트롤하는 기능도 실현했다. 그는 마사지 체어에 앉아서 집안의 전자기기를 작동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시스템을 카후나 마사지 체어에 구현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다녀온 컨벤션에서 또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보안 안경 없이 컴퓨터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력이 좋아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이 비욘드(Beyond) 스크린을 카후나 마시지 체어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도 이미 시작했다. 20분간 마사지 하면서 피로회복은 물론 시력까지 좋아질 수 있도록 시도한다는 얘기다.
안 대표는 벤처가 붐을 이루던 시대에 창업했다. 안 대표는 한인 청년들에게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고 전한다. 한국인의 가장 큰 파워는 두뇌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성장한 한인들은 한국 안에서만 자란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 대표는 중광 스님의 책 한 권을 꺼내 보였다. 거기에는 생전의 중광이 그를 부르던 이름 ‘대장부’가 중광의 서명과 함께 쓰여 있다. 안 대표는 중광 스님이 대장부로 일컫던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안 대표는 한인 2세들을 향해 대장부가 될 것을 주문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 한국인만을 소비시장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민 1세대 방식이죠. 미국에서 공부하고 이중언어까지 가능한 2세들은 눈을 세계로 돌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은 도전정신을 가져야죠. 해보지도 않고 좌절하고 뒷걸음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없습니다.”
■판매율 1위 신화카후나는 미국 전역에 10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지만 온라인 기반으로 시작한 회사다. 현재 고객도 온라인 손님이 많다. 아마존 닷컴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카후나 마사지 체어는 판매율 1위는 물론, 소비자 리뷰가 가장 많고 4.5이상의 평점을 꾸준히 받고 있는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온라인 판매는 인터넷 특성상 소문이 매우 빠른 곳이다. 카후나는 소비자 리뷰를 빠짐없이 읽고 그 궁금증에 일일이 답을 올려준다. 소비자와의 진솔한 소통은 제품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카후나 체어의 초기 모델에 리모트 컨트롤은 오른쪽에 있었다. 오른손잡이만 신경썼던 결과인데 왼손잡이 고객이 이를 지적한 일이 있었다. 이후 카후나의 리모트 컨트롤은 좌우로 변경할 수 있도록 다시 고안됐다. 에어백 위치를 조절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장치는 어느 베트남계 여성의 하소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아마존 초이스 어워드 4년 연속 수상이라는 선물로 돌아왔다. 카후나는 교회나 노인 단체 등에 카후나 체어를 기증하기도 하는데, 기증을 받는 쪽보다 카후나가 얻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사용자로부터 불편사항이나 개선 요구사항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인터뷰를 하면서 ‘프라이스 이즈 롸잇(Price is Right)’라는 방송 프로그램 하나를 보여줬다. 제품을 소개한 후 퀴즈 형태로 가격을 맞추는 방송인데 카후나는 여기서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좋은 것으로 인정받기도 했다고 한다. 안 대표의 카후나 자랑은 끝이 없다. 작년에는 그래미 어워드와 골든글로브, 아카데미상, 그리고 에미상 시상식 등에 공식 후원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사지 체어 업계 넘버1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카후나 마사지 체어는 한인 기업이 개발한 자체 브랜드로 디자인과 생산 전 과정을 스스로 소화한다. 애프터서비스도 단연 1위라고 할 수 있다. 5년 보증 기간 동안에 제품에 문제가 생기거나 부품이 마모될 경우에는 언제든 무상 수리와 교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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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숙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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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이분 대단한 사람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