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당시 베트남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머세데스 리무진 전용차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
북한은 어떻게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를 뚫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한 고급 머세데스 벤츠 리무진을 반입했을까.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동영상 기사를 통해 그동안 미스터리였던 김정은의 고급 리무진 반입 경로를 추적한 내용을 보도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해와 올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머세데스 벤츠와 렉서스 LX 570 등 금수품을 타고 등장했었다.
NYT는 선진국방연구센터 보고서와 자체 취재를 통해 머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를 적재한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이들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 중국 다롄, 일본 오사카와 한국 부산항, 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으로 옮겨진 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NYT는 전했다.
컨테이너에 적재됐던 것과 같은 기종의 차량이 지난 1월 북한에서 실제 목격됐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구에서 한 대에 50만 달러에 달하는 머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2개의 컨테이너에 각각 적재됐다. 차량을 처음에 누가 구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차이나 코스코시핑’ 그룹이 운송을 맡았다.
컨테이너는 41일간의 항해를 거쳐 7월31일 중국 다롄 항에 도착했고, 하역 이후 8월26일까지 다롄 항에 머물렀다. 이후 컨테이너는 다시 화물선에 실려 일본 오사카를 거쳐 9월30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컨테이너는 부산항에서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출발했다.
컨테이너 운송 위탁책임은 DN5505호의 선주인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 맡았다. 마셜제도를 국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영 쉬핑’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파나마 선적 석유제품 운반선 ‘카트린호’의 소유주다.
그러나 DN5505호는 18일간 종적을 감췄다. 10월1일 부산항을 출항한 뒤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끈 것이다. AIS 차단은 제재 회피 선박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용해온 전형적인 수법이다.
DN5505호가 AIS를 다시 켰을 때는 한국 영해 내에 있었다. 선박은 2,588톤의 석탄을 적재하고 있었다. 세관 자료에는 DN5505호가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적재했다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DN5505호의 ‘종적 감추기’로 차량의 행방이 다소 묘연해진 상황이 된 것이다.
NYT는 선진국방연구센터 보고서와 연구진을 인용, 마이바흐 S600 차량이 비행편으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월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가 나홋카 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머세데스 차량이 이들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수송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NYT는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이고, 이들 화물기는 김정은의 해외 순방시 전용차를 운송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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