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불허한 시위 강행에 최루탄 쏘며 해산 나서
▶ 부상자 속출··· 과잉진압 논란 불거져

28일 백색테러 규탄 집회에서 홍콩 시위대가 최루탄을 뿌리는 경찰에 맞서 우산과 방독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28일 1만여명의 홍콩 시민이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도심 시위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재야단체 등은 이날 오후 3시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고 지난 21일 ‘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 공원에서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1,000여명의 홍콩 시민이 참가했다.
지난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는 100여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이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최소 4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해 홍콩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당초 집회 주최 측은 차터가든에서 출발해 쑨원기념공원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차터가든 집회만 허가하고 행진은 불허했다.
이날 행진이 끝나는 쑨원기념공원 근처에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이 있어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지난 2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중련판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지는 등 강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 중국 정부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이날 차터공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홍콩을 되찾자”, “시대 혁명”, “나쁜 경찰”,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송환법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 홍콩 정부와 백색테러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찰을 비판했다.
오후 4시 무렵부터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등 여러 곳으로 흩어져 시위를 전개했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셩완 지역에 있는 중련판 건물로 향해 긴장을 고조시켰다.중련판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은 이들 시위대를 막아섰으며, 이에 시위대는 도로 난간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7시 무렵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서 본격적인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됐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의 진압 시도에 시위대가 밀려나는 듯했으나, 이내 전열을 정비하고 경찰에 돌을 던지고 카트에 폐지를 가득 담은 후 불을 붙여 경찰을 향해 밀어내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부 시위대는 인근 공사 현장의 비계를 뜯어내 무장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 등을 우산으로 막아 2014년 대규모 도심 시위인 ‘우산 혁명’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우산 혁명은 2014년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 등을 막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인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시위 현장 인근 퀸 메리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가 최소 4명이었으며,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을 합치면 부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은 거칠게 시위 참가자를 제압해 전날에 이어 과잉진압 논란을 불렀다.
경찰이 시위 과정에서 다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시위 참가자 옆에 최루탄을 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두 명의 현장 취재기자가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홍콩 명보와 AFP통신은 전했다. 전날 위안랑 역 인근에서 열린 백색테러 규탄 집회 때는 밤 10시 무렵 경찰이 갑작스레 위안랑 역에 들이닥쳐 시위대를 공격했다.
이들 경찰은 경고도 없이 들이닥쳐 시위대에게 곤봉을 마구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으며, 이로 인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경찰이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을 다치게 하는 사건도 여러 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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