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번째 도전 만에 첫 무실점…6이닝 3안타 최고의 역투
▶ ML 1위 ERA 1.66…다저스, 9회초 홈런 2방으로 5-1승

류현진은 콜로라도 원정에서 6이닝 3안타 무실점 역투로‘쿠어스필드 징크스’를 떨쳐내는데 성공했다. [AP]
류현진(32·LA 다저스)이 로키산맥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첫 무실점 등판을 하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위용을 떨쳤다.
류현진은 31일 콜로라도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3안타와 볼넷 1개만을 내주고 실점 없이 시즌 21번째 출격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이날 호투로 그의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자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ERA)은 1.74에서 1.66으로 더 낮아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때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시즌 12승은 불발됐다. 그의 한·미통산 150승 달성도 다음으로 미뤘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8회까지 침묵을 지키다 9회초 루키 윌 스미스의 스리런홈런과 사흘전 트레이드로 합류한 크리스토퍼 네그론의 투런홈런으로 9회초에만 5점을 폭발시켜 9회말 한 점을 만회한 콜로라도를 5-1로 꺾고 3게임 시리즈를 2승1패로 따냈다.
지난달 28일 4이닝 동안 홈런 3방 등 9안타로 7실점하고 패전의 멍에를 쓴 뒤 33일만에 다시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이날은 초반부터 낮게 들어가는 투구로 장타를 예방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특히 초반엔 체인지업, 중반엔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했다.
특히 그는 이날 그동안 ‘류현진 킬러’로 명성을 날렸던 천적 놀란 아레나도와의 3차례 대결에서 단 5개의 투구로 모두 범타 처리해 호투의 발판을 놓았다. 아레나도는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23타수 14안타(타율 0.609)에 홈런과 2루타 4개씩과 10타점을 뽑아내 장타율 1.304를 기록했으나 이날은 내야땅불 2개와 외야 팝 플라이로 조용히 돌아서야 했다.
류현진은 1, 2회에 모두 단 8개의 투구로 삼자범퇴를 이끌어 내며 산뜻하게 출발한 뒤 3회에 첫 위기를 맞았다. 1사후 토니 월터스에게 오른쪽 담장 상단 스코어보드를 직접 때린 2루타를 맞았고 이어 2사 후엔 찰리 블랙먼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 선취점을 내주는 듯 했다. 하지만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레이저빔’ 송구로 홈에 뛰어들던 2루주자 월터스를 가볍게 잡아준 덕에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벨린저의 시즌 9호 외야 어시시트였다.
첫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4회에도 2사 후 데이빗 달에게 오른쪽 깊숙한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이언 데즈먼드를 포볼로 내보냈으나 욘더 알론소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두 번째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이후 5회와 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은 뒤 7회부터 마운드를 페드로 바예스에게 넘겼다.
사실 류현진은 이때까지 투구수가 단 80개(스트라이크 51개)에 불과, 충분히 1~2이닝 정도는 더 던질 수 있었으나 7회초 시작을 앞두고 웜업투구를 하던 콜로라도 선발투수 허만 마르케스가 갑작스런 전신 경련 증상을 일으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교체투수 투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자 부상 예방 차원에서 교체됐다. 마르케스는 이날 6회까지 삼진을 10개나 뽑아내며 다저스 타선을 단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이날 두 팀의 선발투수는 합계 12이닝동안 총 5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역투를 해 이날만큼은 쿠어스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잠시 주춤했던 사이영상 도전에도 다시 탄력을 얻게 됐다. 생애 통산 5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9.15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쿠어스필드에서 첫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최고투수상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 이날 류현진과 마르케스를 포함, 올해 쿠어스필드에서 치러진 53경기에서 선발투수가 5이닝 이상을 무실점으로 막은 경우는 총 6번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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