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예년에 비해 앞당겨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출품되는 ‘기생충’은 전미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오스카 트로피를 두고 미국에서 상영된 전 세계 외국어 영화들과 경쟁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7일 칸영화제 출품작들의 아카데미상 수상 전망을 짚어보는 기사에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을 주목했다. 계급 투쟁에 관한 절박한 이야기를 가장 센세이셔널하고 오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봉준호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며 수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배급사만 제대로 홍보한다면 외국어 영화상을 넘어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도 들 수 있을 정도라는 분석도 따랐다.
이처럼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는 탐 퀸과 팀 리그가 공동설립한 영화배급사 ‘네온’(Neon)이다. 지난해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일찌감치 제작 단계였던 ‘기생충’의 배급권을 구입했던 ‘네온’은 2017년 설립된 영화사다. 신생이지만 제90회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안긴 영화 ‘아이, 타냐’(I, Tonya), 다큐 영화 ‘아폴로 11’ 등을 배급한 실력자다. 게다가 네온의 공동 설립자인 탐 퀸은 배급사 래디우스-TWC의 수장 시절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Snowpiercer)를 극장과 디지털 동시 개봉시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또 팀 리그 대표는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극장 체인 대표로 한국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쟁쟁한 배급사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영화를 잘 아는 영화사에 천만 관객을 넘긴 한국 내 개봉 성적이 미국 개봉으로 이어진다면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가능성은 높다. 지난 5월 한국 내 ‘기생충’의 개봉성적을 보면 영진위 집계 최종 누적관객수 1,008만547명을 동원했다. 제작비 1,100만 달러를 들인 수작으로 400만 명을 동원하면 손익분기점이었던 이 영화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화제성에 ‘봉준호 영화’라는 흥행성이 제대로 먹혀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2020년 2월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종후보작 발표는 내년 1월13일이다. 그 때까지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배급사 ‘네온’ 그리고 한국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프로모션에 혼신을 다할 것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오스카 타는 영화, ‘기생충’ - 멋지지 않은가.
‘기생충’은 오는 9월5일 개막하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와 27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영화제에 초청되어 북미 프리미어를 한다. 미 전역 극장 개봉은 10월11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날을 기다렸다가 극장 수익을 올려 오스카 프로모션에 동참하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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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사회부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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