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업종이었던 리커·그로서리 업소 15년전 비해 50% 감소
▶ “장시간 노동 싫어” 2세 대물림 안돼… 타인종에 팔고 은퇴

한인 대표업종으로 여겨졌던 리커스토어 업계에 중동과 아시안계 등 타인종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인 업주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워싱턴 지역 한인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업종인 리커 스토어, 그로서리, 델리, 세탁소를 하는 한인상인들이 DC를 떠나고 있다.
워싱턴한인식품주류협회(회장 민경득)에 따르면 현재 DC내 한인 리커와 그로서리 업소는 180개 정도로 15년전 360여개에 비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한인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인도계, 파키스탄계, 이디오피아계 등 타인종들이 채우고 있다.
리커 스토어의 경우에는 인도계와 파기스탄계, 그로서리의 경우에는 이디오피아계, 개스 스테이션이의 경우에는 인도계가 한인들이 하는 업소를 대부분 인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글샵과 같은 델리와 한인들이 대다수였던 캐리아웃과 네일업계 및 뷰티 서플라이업계도 타인종들에게 비즈니스가 넘어가기는 마찬가지다.
DC의 노스웨스트에서 15년째 리커 스토어를 운영하는 민경득 협회장은 “15년전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비해 식품주류협회 회원 업소가 50% 줄어들었다”면서 “영세한 업소들의 경우, 타인종에게 업소를 넘기고 은퇴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DC의 작은 리커스토어의 경우, 부부가 1주일에 6일, 12시간씩 돌아가면서 일을 하면 15만달러 정도는 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삶을 2세들에게 물려주려는 1세도 없지만 2세들 또한 그런 작업 환경을 원치 않는다. 이런 이유로 1세들이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한인 비즈니스가 없어진다는 것.
한인 상인들이 DC를 떠나는 또다른 이유는 규제는 많아지고 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DC에서 20년간 비즈니스를 하고 11년-12년전에 메릴랜드 락빌로 비즈니스를 옮긴 이요섭 국제한인식품주류상 총연합회장은 “1989년 DC에서 처음 비즈니스를 할 때 워싱턴한인식품주류협회 업소는 600개 정도 됐다”면서 “많은 한인들이 비즈니스를 떠난 이유는 한인 2세들이 비즈니스를 물려받지 않은 것과 규제가 많아지고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인 2세들에게 80시간 일하고 15만달러에서 20만달러 버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40시간 일하고 8만달러를 버는 것이 좋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돈은 적게 벌더라도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긴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2001년에 발생한 9.11사태 이후 체크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첵캐싱(Check Cashing) 규제 조건이 강화되면서 많은 한인 업소들이 첵캐싱 비즈니스를 떠나게 했고 이것은 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잘 되는 한인 업소는 1년에 첵캐싱으로만 10만달러에서 20만달러를 벌었고 평균 5만달러는 번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들이 많이 하는 세탁업계도 리커스토어나 그로서리 업계 상황과 별 차이가 없다. 특히 사람들의 재택근무가 늘고 저가로 옷을 맡아 세탁하는 대형 클리너스 디포가 증가하면서 타격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DC에서 세탁업에 28년째 종사하고 있는 김성찬 워싱턴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10년전만 해도 워싱턴 지역에 한인세탁업소가 3,200개 정도는 됐는데 지금은 2,700개 정도로 거의 매일 한 개의 세탁업소가 문을 닫고 있다”면서 “한인 세탁업자가 비즈니스를 팔면 70%는 한인이 인수하고 30%는 베트남계가 인수하면서 한인 세탁업소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소의 경우, 부부가 1주일에 6일 10시간씩 일을 하면 12만 달러정도는 벌지만 이런 삶을 2세들에게 물려주려는 1세도 없고 2세들 또한 부모들의 일을 이어 받길 원치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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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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