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 진보정당 후보, 대선출마 화제
▶ “불안하고 경쟁적인 사회에 대한 저항”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거주하는 사회운동가 제롬 시걸(Jerome Segal·75·사진)이 내년 대선에 출마한다. 자신이 만든 정당(Bread and Roses party·빵과 장미당) 후보로 출마하는 시걸 후보는 2020년 대선에서 MD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시걸 후보는 지난달 28일 “메릴랜드뿐만 아니라 다른 주에서도 후보 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이를 위해 현재 1만5천여명의 지지자들이 청원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방상원 민주당 경선에도 출마했던 시걸 후보는 “대선에 출마하지만 실제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제3의 당, 대안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출마의 변을 전했다.
지난 선거에서 ‘메릴랜드의 버니 샌더스’라는 광고를 통해 알려지게 된 ‘빵과 장미당’은 1912년 노동파업에서 이름을 따왔다. 당시 의류공장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야 했던 여성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외쳤다. 생계를 위한 ‘빵’과 서로 사랑하고 돌보며 살아갈 권리를 ‘장미’로 표현했다.
100여년 만에 다시 메릴랜드에서 ‘빵과 장미’를 외치고 있다. 75세 사회운동가의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시걸 후보는 “더 이상 모른 척 외면할 수 없는 불안하고 경쟁적인 사회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한다.
‘우아한 단순함’(Graceful Simplicity)의 저자인 시걸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일에 치여 가족과 보낼 시간도 없다”고 지적하며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권리, 해고의 위협이 없는 고용 안정성은 물론 근무시간 단축, 유급휴가를 늘려 여유로운 삶을 살아갈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 성공지상주의,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야만 하는 정글 같은 현대사회에 대한 냉소적 비판, 그렇게 살지 않아도 충분히 우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난 시걸 후보는 뉴욕시립대를 나와 미시간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메릴랜드 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쥬이시 평화 로비 단체에서 활동하며 아랍과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진보정당인 ‘빵과 장미당’을 창당해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는 등 본격적인 정계진출을 준비해오고 있다. 민주당과의 정책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반(反)트럼프 진영 결집에 나서며 지지부진했던 진보진영에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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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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