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투서 백인 이기면 승리요 우리가 이기면 학살인 세상”
▶ 원주민과 백인 작가의 역사적 장소 순방하는 여정,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

댄(왼쪽)과 그로버가 켄트를 차에 태우고 원주민 미국인들의 삶의 터전을 돌아보고 있다.
제목은 영화에서 사우스 다코타 주의 인디언 거주지역에 사는 90대의 라코타 인디언 댄(데이브 볼드 이글)이 하는 말로 백인 흉내를 내는 인디언을 일컫는 말이다. 인디언이라는 말은 백인들이 지어낸 말이고 원주민 미국인이라고 해야 옳다.
원주민 미국인들의 삶을 제대로 알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댄을 찾아간 작가 켄트 너번(크리스토퍼 스위니)이 댄과 함께 거주지의 역사적 장소를 돌면서 서서히 우정을 나누고 또 그들의 진정한 역사와 문화를 알게 되는 로드무비로 진행은 느리지만 감동적인 작품이다. 켄트 너번은 미네소타 주에 사는 실제 작가로 영화는 자신의 작품을 본인이 각색한 것인데 작중 인물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써 기록영화 느낌을 갖게 만든다.
원주민 미국인들의 진짜 삶을 스스로 체험,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진지한 의도와 선의와 따스함이 깃든 영화로 다소 느리고 교훈적이요 가다가 샛길로 빠지긴 하지만 재미있고 다시 한 번 비극적이요 불행한 원주민 미국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원주민 인디언에 관한 책을 쓴 미네소타에 사는 작가 켄트는 댄의 손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90대 원로인 댄이 자기 삶과 생각과 철학을 써놓은 것이 있는데 댄이 이를 책으로 출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어 켄은 1,000마일의 대장정의 길에 올라 댄의 집을 찾아간다. 삶의 예지와 온갖 풍파의 흔적을 간직한 듯한 자비로운 얼굴을 지닌 댄은 원주민 미국인의 학살자인 백인 켄트를 시큰둥하게 맞는다.
그런데 댄은 자기가 써 구두상자 안에 넣어둔 기록을 켄트에게 넘겨주기 전에 원주민 미국인들의 실제 삶과 그들이 백인들로부터 학살당한 장소를 둘러보자며 역사적 장소 순방길에 오른다. 자동차 운전은 켄트를 무시하는 다소 적대적인 댄의 친구 그로버(리처드 레이 위트만)가 한다.
이 여정을 통해 켄트는 거주지에 사는 백인과 원주민 미국인들을 만나면서 백인들이 만들어낸 구태의연한 범주를 벗어난 진짜 원주민 미국인들의 삶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켄트는 댄과의 대화를 통해 댄의 조상들에 관한 역사공부도 받게 된다. 댄이 하는 말 중에 기억나는 것이 “우리와 백인들 간의 전투에서 백인들이 이기면 승리요 우리가 이기면 학살”이라는 말.
이들이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곳은 백인들의 원주민 미국인들의 학살 장소인 운디드 니. 이 장면이 감상적이나 아름답다. 영화는 사우스 다코타 주의 ‘파인 리지 인디언 보호 지역’에서 찍었다.
댄과 켄트의 주고받는 대사와 입씨름과 농담이 재미있는데 영화에서 뛰어난 것은 볼드 이글(대머리 독수리)의 자연스럽고 따스하고 짓궂고 매력적인 연기다. 볼드 이글은 영화촬영이 끝난지 얼마 안 돼 97세로 사망했다. 댄이 집으로 돌아간 켄트가 출판한 책을 받아 처리하는 모습이 세상을 달관한 도사의 그 것 같다.
감독은 스코틀랜드인 스티븐 루이스 심슨. 플레이하우스 7(패사디나) 상영.
박흥진의 영화야기
hjpark1230@gmail.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계속해 본다. 카지노가 있는 보호구역에 사는 인디안들은 단순히 인디안의 후손이라는 이유 만으로 무려 월 3만불씩 배당금을 받는다. 이 사람들은 평생 일도 안하고 크루즈나 타면서 삶을 즐긴다. 수혜자격 여부를 놓고 인디안 혈통이 얼마나 몸속에 있는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싸움도 한다. 이런 엄청난 특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인디안의 박해 당한 사실을 미국 주류사회에 알려서 죄의식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것이다. 동조를 해도 현실을 알고나서 동조해야 할 것이다.
앵글로색슨이 영국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원주민 종족이 스러져 갔는가. 수천년에 걸쳐서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원주민들이 학살되면서 민족이 교체되었다. 몽고의 중앙아시아와 유럽 정복은 어떤가. 지금 와서 이들의 사과를 누가 요구하는가. 약육강식은 자연의 법칙이다. 그래도 미국은 원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자치권과 특혜를 베풀고 있으니 신사적이다. 잊혀질만 하면 역사의 어두운 면을 들쑤셔서 헤집는 관행도 지양해야 한다. 초기에 인디안들이 백인과의 적극적인 혼혈을 추진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이다.
일본이 자기네의 침략에 대해 언급과 사과가 없듯이 미국의 역사에도 이런 비극적인 사실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르메니안 인종말살이나 유태인의 피해 못지 않게 부끄러운 미국의 역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