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아내 도와줘 고맙다”… 정경심“교체된 하드 나중에 재설치해달라”
▶ 법무부‘윤석열 배제한 수사팀’제안 논란… 조 장관 임명‘잘못’51%
이번 추석 연휴의 최대 화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다. 여야는 추석 밥상머리 화두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선전전에 본격 나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귀성 인사를 문재인정부 규탄 집회로 대체하면서 조국 장관 이슈를 추석 연휴 내내 끌고가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황교안 대표는 11일 부평·수원·성남 등 수도권을 순회하면서 규탄 집회를 열어 조국 장관 가족 의혹을 겨냥해 “가족사기단이란 말까지 나온다”면서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조국 임명 철회’ 요구를 정쟁으로 일축하는 대신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서울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도발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고용 지표 개선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경제 활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국민 삶을 챙기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조국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구실 컴퓨터 반출을 도운 증권사 직원이 조 장관 부부의 서울 방배동 자택에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에도 동원됐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12일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일하는 프라이빗뱅커 김모씨는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하기 이틀 전인 지난 1일 정 교수와 함께 서울에서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정 교수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갖고 나와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뒤 컴퓨터 행방을 찾자 정 교수는 김씨 트렁크에 보관 중이던 컴퓨터를 제출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조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 김씨는 정경심 교수로부터 집에 있는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마친 뒤 정 교수는 “일이 다 끝나면 떼어낸 하드디스크를 다시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김씨 측은 전했다. 검찰은 이 같은 말을 증거인멸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 측은 교체가 마무리될 때쯤 당시 장관 후보자였던 조 장관이 퇴근해 김씨에게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교수는 조 장관과 김씨에게 “윤석열 검찰이 우릴 배신했다”는 말을 했다고 김씨는 검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조 장관을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김씨는 떼어낸 하드디스크를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 보관함에 숨겼다가 최근 검찰에 제출했다.
또 조국 법무장관이 취임한 지난 9일 법무부 고위 간부 2명이 대검 간부들에게 조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만들자고 제안한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방안을 제의했던 김오수 법무차관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법조계에선 “수사 개입이자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 검찰총장은 원로 검찰 인사와의 통화에서 “직을 걸고 이번 수사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이모 대표, 코링크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 영장이 이날 법원에서 기각됨으로써 검찰도 수사 난항에 빠졌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들이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범행 관여에서 종된 역할 등을 참작하면 구속의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KBS가 지난 9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 ‘잘못했다’는 응답이 51%, ‘잘했다’는 응답이 38.9%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4.8%, 부정 평가는 53.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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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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