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계자 알쿠라이시 선출, “미국은 기뻐하지 마라”
▶ 국제적 조직망 건재 과시...미, 제거 당시 영상 공개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지난달 30일 국방부에서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당시 촬영된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AP]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입장을 대변하는 아마크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 조직이 음성 성명을 통해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특수부대를 동원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지 나흘만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음성 성명에서 IS는 알바그다디가 ‘순교’했다면서 조직의 지도부 격인 슈라위원회와 원로들이 그의 사망 소식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슈라위원회가 새로운 칼리프(이슬람 공동체의 신정일치 지도자)로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를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알쿠라이시는 그간 신상과 IS 내 역할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IS 전문가인 아이만 알타미미 스완지대학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알쿠라이시가 하지 압둘라로 알려진 IS 고위 인물일 수 있다”라며 “미국 국무부가 하지 압둘라를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점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쿠라이시 부족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하셰미 가문이 속했던 아랍 부족으로 7세기 이슬람의 발상지 메카를 관장했다.
IS는 새 지도자의 성씨를 통해 무함마드의 혈통이라는 점을 내세워 추종자들에게 ‘칼리프’(이슬람 공동체의 신정일치 지도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알바그다디도 IS의 우두머리가 된 뒤 종교적 정통성을 부각하도록 개명했다.
이들은 또 이 조직의 대변인으로 알려진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도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알무하지르는 올해 4월 공개된 알바그다디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에서 바로 옆에 앉은 최측근이다.
IS는 알바그다디를 제거한 뒤 ‘개처럼 죽었다’ ‘마지막 순간에 훌쩍였다’는 식으로 조롱한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미친 늙은이’라고 부르면서 “우리의 지지자들이 칼리프의 죽음을 보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우리 지도부의 죽음을 즐거워하지 말라”라며 “우리는 중동에 한정된 조직이 아니며 동서에 걸쳐 건재하고, 우리의 사명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알바그다디의 마지막 음성 메시지(9월)에서 말한 소명을 따라야 한다”라며 “우리의 슈라위원회가 순교한 알바그다디의 유지를 받들고 새로운 칼리프 알쿠라이시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라고 선언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당시 촬영된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케네스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동영상 및 사진으로 당시 작전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미군이 헬기를 타고 시리아 북부 지역에 있던 알바그다디의 은신처에 진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헬기가 목표물에 접근하자 무장세력이 사격을 가했고, 헬기가 대응 사격하는 과정에서 10~15명의 적군이 사살됐다.
특공대가 헬기에서 내려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로 접근하는 장면과 작전이 끝나고 F-15 전투기의 공습으로 은신처가 완전히 파괴되는 영상도 공개됐다.
매켄지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알바그다디가 최후의 순간에 “훌쩍이고 울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알바그다디가 폭탄 조끼를 터트렸을 때 12살 미만으로 추정되는 두 자녀도 함께 사망했다고 매켄지는 전했다. 당초 알바그다디의 자살 때 함께 사망한 자녀는 3명으로 알려졌지만, 2명으로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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