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욱 전 주중대사 포토맥 포럼 특강… “중국과의 관계, 한국외교 최대과제”

중국대사를 지낸 정종욱 박사가 13일 설악가든에서 ‘중국몽과 한국’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제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를 앓을 정도다. 이런 점에서 한국외교의 최대과제는 중국 부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중국대사를 지낸 정종욱 박사는 13일 포토맥 포럼(회장 이영묵) 초청 특강에서 ‘중국몽과 한국’을 주제로 자신이 직접 체험했던 중국과, 외교관으로서의 시각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해 조명했다.
정 박사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시장을 활용해 우리 경제가 성장했다. 25년간 교역은 33배 증가했고 무역, 투자, 유학생 교류, 전체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하며 수출의 25%, 무역수지의 42%를 차지하는 등 대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3억 인구의 중국경제는 최근 30년간 매년 9%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14년 GDP는 미국을 추월했다고 한다.
또 중국의 한반도 정책 기조로 3불 원칙(不戰, 不亂, 不核)을 든 후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생각에 대해 “북한주도는 비현실적이며, 남한 주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생각만큼 가깝지 않다는 것이 최근 비밀해제된 문서에서도 드러났다. 50년대에는 가까운 듯 멀었고, 70년 후에는 각자의 길을 걷는 모합신리(貌合神離)로 함축된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이 부르짖고 있는 ‘중국몽(中國夢)’에 대해서는 2010년 류밍푸(중국 국방대교수)의 저서 제목이기도 하며, 중국이 추구하는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설명했다. 시진핑의 핵심 로드맵인 ‘해양대국의 꿈’(바다를 지배하고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계획), 중국의 3단계 해양방위 경계선 확장전략에 대해 설명한 후 “205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거나 대등한 군사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박사는 중국대사로 근무할 당시 등소평 사망과 홍콩의 중국 반환, 북한 고위층인 황장엽 망명 등의 큰 사건들이 있었다며 황장엽과 함께 한달 남짓 북경의 대사관저에서 숙식을 함께 하기도 했던 비화도 공개했다.
정 박사는 근래 트럼프와 만난 시진핑이 “과거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는 보도처럼, 중국의 중화사상에서 한국은 변두리 국가 정도로 생각하는 게 사실이라며 천하이(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의 “소국(한국)이 대국(중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는 발언을 인용했다.
강연 말미에 정 박사는 “한미 동맹은 가치 동맹이며, 한중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므로 전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영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