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가이드라인 연장결정 배경…파우치 “대통령에 자료 한번 보시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선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한 달 더 연장키로 한데에는 대규모 사망자 발생 전망에 대한 보건 당국자들의 보고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등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보건 당국자들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10만∼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결국 마음을 접었다는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30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오후 로즈가든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4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이러한 막전막후를 소개했다.
파우치 소장은 현 가이드라인이 유지되더라도 코로나19가 10만∼20만명의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델을 자신과 벅스 조정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목표는 고통과 죽음을 막는 것"이라며 "우리는 만약 우리가 하던 것을 철회하고 연장하지 않는다면, 피할 수 있는 고통과 피할 수 있는 죽음이 추가로 더 생길 것이라는 점을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느냐는 질문에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그것은 상당히 명확한 그림이었다. 데비 벅스 박사와 나는 함께 집무실에 들어가 책상 너머로 몸을 구부리고 '여기 자료가 있다. 한번 보시라'고 말했다"며 "그는 자료들을 봤고 이해했다. 그리고 그저 머리를 흔들며 '우리는 그걸(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연장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섣부르게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에서) 후퇴할 경우 (코로나19 발병을) 가속하거나 다시 튀어 오르게 할 수 있다고 느꼈다"며 "그것이 우리가 15일 뒤에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철회해선 안되고 더 연장해야 한다는 것을 놓고 대통령과 강하게 논쟁을 벌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그는 정말로 경청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의 '15일 시한'이 끝나는 30일 이후 지역별 차등 완화를 통해 경제활동을 조기에 정상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둬왔다. 이와 관련, '4월 12일 부활절'이라는 구체적인 정상화 시간표까지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 발병 세계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섣부른 조기 정상화 방침이 자칫 사망자 급증만 초래할 수 있다는 거센 역풍에 부딪혔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드라이브를 고수하는 듯했다. 그러나 결국 '10만∼20만명 사망자 추가 발생 가능성'을 담은 자료를 보고 받고 궤도를 수정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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