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와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추가 지원하기 위해 3천억달러(약 365조원)를 배정하는 예산법안에 조만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9일 CNN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오늘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며 20일 상원, 21일 하원 통과를 희망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행정부의 협상 상대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CNN방송에서 이르면 이날 밤에라도 협상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고,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역시 ABC방송 인터뷰에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지난달 27일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처리하면서 3천500억달러를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배정했다.

이후 이 자금을 희망하는 기업이 몰리면서 배정된 자금이 바닥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의회에 2천500억달러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추가 패키지에 중소기업 지원 외에 주 정부와 지방 정부, 병원을 위한 자금 지원, 빈곤층을 위한 식료품 지원 등을 담아야 한다고 요구해 협상이 열흘 넘게 타결되지 못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번 합의안에 중소기업의 급여 보장 프로그램 3천억달러, 재해대출용 500억달러, 병원 750억달러, 검사 관련 투자 250억달러가 포함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요구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코로나19 검사 비용 문제만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의회가 중소기업 추가지원에 필요한 예산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민주당의 요구를 포함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구제 법안을 추가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추가 지원 합의가 이르면 이날 또는 20일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합의가 이뤄지면 2주 가까이 이어진 교착상태 끝에 의미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다만 의회 통과까지 가는 길은 복잡할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전국 곳곳에 흩어진 연방 의원들 중 상당수는 여행제한 지역에 체류 중이어서 워싱턴DC에 모여 표결을 하기보다는 몇 분 안에 끝나는 형식적 회의인 '프로 포마'(pro forma)를 통한 합의안 승인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지만,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원은 20일 오후 프로 포마가 예정돼 있으나, 아직 표결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하원의 경우 이르면 오는 22일 '호명 투표'(roll call vote)를 위해 모일 수 있다고 스테이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가 밝혔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지방정부 재정 지원에 대해선 상원에서 초당적 지원 법안이 따로 발의됐다.

밥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의원과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받은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5천억 달러(약 609조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연방 지원금은 각 지방정부의 인구, 감염률, 세입감소분 등의 기준에 따라 분배한다.

이 법은 또 연방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카운티와 도시의 자격 기준을 '인구 50만 이상'에서 '인구 5만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도 담았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강한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얼마나 걸릴 것이냐'는 질문에 "몇 개월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분명히 몇 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경제 정상화를 더 편안하게 느낄 때 큰 반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