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영문 저서 ‘1953년 이후의 한국미술: 균열, 혁신, 교류’(Korean art from 1953: collision, innovation, interaction)가 출간됐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이후 195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미술 역사를 영문으로 기록한 이 책은 세계 3대 아트북 출판사로 꼽히는 ‘파이돈’사가 출간했다.
지난 2017년 10월 LA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1953년 이후의 한국미술’을 주제로 열렸던 심포지엄이 책 출간의 시발점이다. 크리스틴 Y. 김 LACMA 큐레이터가 발제자로 참가한 이 심포지엄은 한국미술 담론 형성과 해외출판을 위해 한국의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LA카운티뮤지엄과 공동 기획했다. 주제는 ‘한국 모더니즘과 모더니티: 1953-1987’이었다. 심포지엄 발제자로 참가한 한국 근현대 미술이론가 정연심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선정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 킴벌리 정 캐나다 맥길대 교수, 시각 문화학자인 케이스 와그너 영국 런던칼리지 교수가 이 책의 공동 에디터이자 필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주제에 따라 고동연, 김이순, 박계리, 신정훈, 이영준, 최정은, 홍지석 씨 등 미술사 연구자들이 원고를 썼다.
책 출간 아이디어를 낸 정 교수는 “중국과 일본은 영어로 펴낸 현대 미술사 관련 교재와 일반 개론서가 많았지만, 한국은 책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뉴욕주립대 FIT 미술사학과에서 조교수로 근무할 때 알았다”며 “영문 저서를 꼭 출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의 출간 작업은 2017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공동 필진과 함께 LA 미술관(LACMA)에서 ‘1953년 이후의 한국미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출간 작업은 2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작가로부터 저작권을 일일이 허가받고, 작고했을 경우 유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국립현대미술관의 아카이브실, 국제갤러리, 현대갤러리, PKM 갤러리, 국외의 블룸앤포 갤러리 등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해외 저서 출판지원사업 기금’을 받아 만든 이 책은 1953년 이후 한국 미술의 주요 특징을 균열, 혁신, 교류로 설명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추상미술을 시작으로, 한국 아방가르드의 실험 운동, 단색화, 민중미술, 한국 현대사진, 북한의 조선화, 1990년대 전후의 한국미술, 한국의 신세대미술,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미디어 시티 서울, 한국 여성 미술, 한국의 미디어 아트, 1980년대와 1990년대 코리언 아메리칸 아트 등 총 13장으로 구성됐다.
총 360쪽에는 410점의 미술 작품이 컬러로 실려있다. 특히 우리에게 덜 알려진 북한 미술가들의 작품과 국제 미술계에 등장한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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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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