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 5월 15일 경기 여주 출생 윤케티 씨, 친부와 촬영 사진 간직

돌이 되기전 친아버지에 안겨 찍은 사진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두 번째 양어머니가 서랍장에 보관했던 앨범에 친아버지의 사진을 몰래 보면서 자랐습니다. 저를 안고 사진을 찍은 그 아버지를 이제는 만나고 싶습니다"
입양기관이 아닌 개인(민법) 입양 절차로 미국에 간 윤케티(47) 씨가 사진 속 친아버지를 찾고 있다. 다른 입양 한인에 비해 많은 정보가 남아 있는 그는 2월께 모국을 방문해 가족 찾기에 나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미국에 돌아가야만 했다.
26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그가 최근 보낸 사연에 따르면, 윤 씨는 1973년 5월 15일 경기도 여주시 영서면(현 능서면)에서 태어났다. 이듬해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의 자식으로 입양됐고, 1976년 미국에 갔다.
1974년 서울 지방법원에서 마무리된 입양 증명서에는 친모 가족 호적에 '윤케티'라는 이름으로 올라있다.
그는 양부모의 학대로 1978년 은퇴한 미 육군 참전 용사의 가정에 다시 입양됐다. 그러나 두 번째 양부모도 그를 학대했고, "삶은 늘 두려움과 고통 속에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생 때 그의 양어머니는 친부의 연락처를 갖고 있다고 말했고, 실제 전화 연결해 통화하기도 했다. 당시 전화에서 친아버지는 몇 분 동안 울면서 딸에게 한국어로 '보고 싶다' '내가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어머니는 절대로 친아버지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았고, 본인만 자주 통화했는데 나중에는 아예 전화번호를 버렸다며 모른 척 했다고 그는 기억했다.
다행히 윤 씨는 1974년 4월 11일 촬영한 친아버지의 무릎에 안긴 사진 1장을 간직하고 있다. 또 친아버지가 1992년 양어머니에게 보낸 삼촌 가족과 할머니 사진도 보관하고 있다.
휴스턴 총영사관과 여주 지역 경찰서의 도움으로 그는 자신의 퍼즐을 조금은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성(윤○○)을 땄고, 200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2017년 양부모가 귀화 신청을 하지 않아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윤씨는 배신감을 느껴 친아버지와 가족 찾기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 그가 손에 쥔 사진들도 '왜 귀화 신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양어머니가 마지못해 건넨 '단서'가 됐다.
올해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자마자 그는 지체 없이 모국으로 달려왔다. 친아버지가 딸을 보고 싶어했기 때문에 분명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그의 가족 찾기를 방해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해 1남 1녀를 둔 그는 6월께 다시 모국을 찾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남편은 미생물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과학자이며, 딸은 텍사스 휴스턴 발레학교에 재학하고, 아들은 고교생이다.
그는 "자녀들에게 한국의 유산을 알게 해주고, 아이들도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윤케티 씨 현재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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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좋은 양부모들 밑에서 행복하게 자란 입양아들이 있는 반면에 이 경우처럼 학대와 무관심 속에 불행하게 자란 경우도 있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아마 이런 케이스도 많지 않을까? 입양기관들도 실적에 연연해서 아무에게나 입양시키지 말고 철저하게 사전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버님 꼭 만나시길 바랍니다. 한번 뿐인 인생인데 그리움은 푸셔야지요.
이렇때 만나고싶은 머음은 100번 이해하지만 꼭만나서 지금 보다 더마음이 안좋을수았는데 그게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