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협상 교착후 경제 악화 맞물린 도발…과거에도 사용한 전술”
▶ “한미 반격 피할 수 있는 수준 선택”… “대선앞둔 트럼프 관심 잡기에는 부족”

(서울=연합뉴스) 16일 오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2020.6.16 [국방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방의 북한 전문가들은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대남 압박, 경제 제재 완화, 북한 내부 정치적 이유 등 다양한 목적을 지닌 행동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무엇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북한이 한국을 고리로 대남 강경책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은 핵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실패한 북한이 외부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도발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행동은 미국 주도의 경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북한 경제가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북 전단을 위기를 조성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협상에서 긴급성을 만들거나 미국과 한국의 불화를 일으킬 때 사용했던 전술이라고 평가한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북한이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 정치적 이득을 위해 고도의 시각적으로 상징적 조처를 한 전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이 제재에 관한 양보를 담보하기 위해 한국을 전략적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동이 북한 정권이 세계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대응 조치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당혹스럽게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김두연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북한이 유사한 군사적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이 무력으로 동일하게 보복하도록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락사무소는 근본적으로 이미 사망한 상태였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특히 대남 강경책을 주도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통해 북한 내부적으로 정치적 이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이런 행동이 11월 대선에 온통 정신이 쏠려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의를 붙들거나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제재 완화라는 양보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벨기에에 있는 유럽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김 제1부부장의 이미지 제고를 주로 목적으로 한 연락사무소 파괴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관점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당분간 그의 관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11월 미국 대선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같은 실질적 긴장 고조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의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은 북한이 한국, 미국과 다시 관여하기로 결정할 때 오빠를 위한 무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도발 이후 평화 술책을 할 때가 오면, 아마 미국 대선 이후가 되겠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다시 환한 웃음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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