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항의 시위 사태가 2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맞물려 LA 한인타운 지역에서 폭죽을 터트리고 다니는 이른바 ‘폭죽족’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들이 마치 총소리와도 같은 소음으로 인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페이스북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KIC’ 등에는 LA 한인타운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폭죽 소리에 대한 불만과 고충을 토로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인들은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갑작스러운 폭죽 소리를 최근 매일 듣고있어 잠도 제대로 못자고 혹여나 총소리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어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게시물에 많은 한인들이 공감을 하고 같은 상황을 당했다면서 이같은 폭죽족들을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거의 매일 들리는 폭죽소리에 경찰에 신고해봤지만, 단속을 강화하거나 직접 출동하는 직접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문제는 LA 한인타운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가디나 등 LA 외곽 한인 거주지들과 오렌지카운티 등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폭죽족’을 직접 본 일부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여럿이 모여 한 차량으로 지역 곳곳을 다니며 폭죽을 터트리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폭죽으로 인한 피해는 소음 뿐 만이 아니였다. 한 지역에서는 공터에서 폭죽을 터트리다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고, 대부분 사람들이 총소리와 비슷한 폭죽소리를 듣고 정서적인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타운내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은 지난 14일 늦은 밤 어김없이 들려오는 폭죽소리를 듣고 무시하려 했지만 이내 경찰 헬기와 사이렌 소리가 들려와 총격 사건임을 알 수 있었다며, 총소리와 폭죽소리 구분 조차 힘들고 매일 소음에 시달리는데 실제로 총격사건까지 벌어져 매일 두려움에 떨며 지내고 있다고 괴로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한인타운내 거주하는 여러 한인들은 시위대가 한인타운에 몰려올 수 있어 불안감에 떨던 지난 2주간 들어오는 폭죽소리에 더욱 곤두서 정서적 불안감을 느껴온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한인들은 시위 사태 뿐 아니라 오는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상업용 폭죽을 대량으로 구매해 무작위로 터트리고 다니는 ‘폭죽족’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카슨 지역에서는 LA 카운티 셰리프국이 주말인 지난 13일과 14일 불법 폭죽에 대한 단속을 벌여 총 13명을 적발, 1만 달러 상당에 달하는 불법 폭죽을 대량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셰리프국은 오는 7월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불법 폭죽 유통 및 구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A 카운티 소방국에 따르면 LA 카운티 전역에서 평소 개인적인 모든 폭죽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경범죄에 해당돼 최고 1,000달러의 벌금형 및 최대 1년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