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깃·MTV 등, 민감한 이슈 다룬 기사에 광고 중단 요구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전역에 들불처럼 번졌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다룬 기사는 광고주들에게 기피 대상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BLM 운동은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미국을 뜨겁게 달군 이슈다.
미국 대형마트 타깃은 비극적인 사건을 마케팅에 이용하고 싶지않다며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브레오나 테일러'의 이름이 담겨있거나, '시위'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에는 광고를 싣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타깃 대변인은 "BLM 운동이나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를 다룬 기사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해당 기사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타깃이 보내는 마케팅 메시지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음악 채널 MTV 역시 주요 출판업체에 플로이드 같이 인종차별에 희생당한 흑인의 이름이나 'BLM', '시위',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단어가 나오는 기사에 광고 배치 중단을 요청했다.
MTV 대변인은 "흑인의 목숨과 같은 중요하고 진지한 주제 옆에 코믹한 쇼를 광고하는 무심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며 "우리의 광고가 무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관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광고주들도 타깃, MTV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매체 바이스 미디어는 BLM 운동이 지난 6월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였지만, 광고주들이 광고를 원치 않아 다른 주제를 다룬 기사들보다 광고 단가가 57% 낮아졌다고 밝혔다.
바이스 미디어 부사장 폴 월리스는 이와 같은 광고주의 결정이 "저널리즘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BLM 기사에는 광고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밝힌 광고주들이 말로는 BLM 운동을 지지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타깃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은 지난 5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겠다고 밝혔고, MTV도 지난 6월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방송을 멈추고 그가 목을 짓눌린 8월 46초 동안 검은색 화면만을 송출했다.
광고주가 특정 단어가 들어가는 기사에 광고 배치를 꺼리는 관행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른바 광고주가 만든 '블록리스트'(Blocklist)에 이름을 올린 기피 단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있었다.
코로나19는 지난 3월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된 뉴스 소재였지만, 정작 코로나19를 다룬 기사의 광고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최대 50% 급감했다고 디지털 미디어 광고 분석업체 스타크(SATQ)가 분석했다.
이 밖에도 '총격', '폭탄', '이민', 심지어 '트럼프'도 일부 블록리스트에 포함돼 있지만, 모든 광고주가 기사에 특정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광고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기사의 전체적인 감성을 평가하기도 한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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