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한인들 우울증·자살충동 등 호소
▶ 가정상담소 “상담 청소년 38% 우울증 증세”
#1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거주 중인 김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여름 운영하던 델리샵을 접고 집에만 있은 지 두 달 정도인데 이대로 가다간 현재 살고 있는 집마저 팔아야 할 형편이라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남편과의 언쟁도 잦아져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다. 빛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것만 같아 죽고 싶은 마음이 든다.
#2 메릴랜드 락빌에 거주중인 박 모씨는 요즘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건강을 자신했는데 올 봄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가 돼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남편과 맞벌이 하다 한 쪽 수입이 끊어지며 경제적인 쪼들림이 찾아왔다. 나이도 많아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아파트 렌트비와 차 할부금 연체 독촉장이 우편함에 쌓이는 것을 볼 때마다 체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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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울증과 불안, 답답함, 분노, 자살충동 등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신신자 이사장은 19일 “올해 1월부터 10월 31일까지 총 2, 123건의 세션과 멘탈 헬스 상담을 진행했다. 또 저소득층에 80건, 무료 정신과 상담은 180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후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가정들이 가중되는 경제난과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우울, 불안, 분노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 병원 등 워싱턴 지역에서 40여년간 임상활동한 한수웅 박사(사진)는 “많은 사람들이 전혀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 관리, 분노조절, 우울증, 불면증, 불안과 공포, 무기력증의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고 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담소 통계에 의하면 성인 정신상담의 경우 우울증이 56.8%로 가장 많고, 불안 20.5%, 인간관계(부부 또는 부모와 자녀 등)갈등 14.9%, 자살충동 4.5%로 분석됐다.
청소년 역시 우울증 37.9%, 가족관계갈등 12.9%, 불안 12.1%, 분노조절 9.8%, 자살문제 6.1%, ADHD 6.1%, 기타 5.3%, 따돌림 3.8%의 순이었다.
상담소의 대니얼 박 상담사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많은 변화로 인해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자녀들을 돕기 위해 상담소는 지난 여름 ‘코비드-19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 이어 지난달부터 이달에는 5주 연속 부모 교육 세미나를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문의 (703)761-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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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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