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산재처럼 쏟아진 파편들…’화염·검은 연기·폭발음’ 상공도 지상도 아찔
▶ 엔진고장으로 긴급회항, 사상자 없어…”다 끝난줄 알았다, 기장이 놀라운 일 해내”

[ 로이터 = 사진제공 ]
하늘을 날던 여객기 엔진이 고장 나면서 대낮에 주택가로 기체 파편이 쏟아져 내리는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AP, 로이터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 여객기가 20일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을 출발해 호놀룰루로 향하던 도중 이륙 직후 오른쪽 엔진이 고장 나면서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덴버 공항으로 돌아왔다.
여객기는 무사히 비상 착륙했으며, 현재까지 보고된 부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다.
사고 여객기는 보잉 777-200기종이다. 승무원 10명을 포함해 241명이 타고 있었으며, 모든 승객은 안전하게 비행기에서 내려 대피했다. 이 중 대부분은 다른 항공편을 타고 목적지로 갔다고 항공사 측은 밝혔다.
그러나 공중에서 기체 파편이 떨어져 나와 땅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공항 인근 주택가, 축구장, 잔디밭 등을 덮치기도 했다. 탑승객들이나 마을 주민들 모두에게 공포의 순간이었다.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기체 엔진은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장이 "메이데이(긴급 구조요청 신호), 엔진에 문제가 생겼고 즉시 회항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녹음되기도 했다.
연방항공국(FAA)은 "비행경로를 따라 파편이 떨어졌다는 보고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콜로라도주 브룸필드 지역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8분께 비행기 파편이 주택가 여러 곳으로 떨어졌다는 보고가 들어왔으며, 현재까지는 부상자 보고가 없다고 전했다.
당시 자녀들과 바깥 놀이 중이었다는 키어런 케인은 CNN에 "비행기가 날아가더니 커다란 소음이 들렸고 하늘에 시커먼 연기가 보였다"면서 "파편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다니는 것처럼 보여 무겁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 거대한 금속 파편이 여기저기 있었다"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아내와 함께 집에서 쉬고 있었던 커비 클레멘츠도 폭발음을 들었다면서 목격담을 전했다.
클레멘츠는 "엔진에 사용되는 단열재의 파편들이 10분 동안 화산재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다"면서 "파편 일부가 트럭 뒤쪽과 집 뒷마당에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편 지름이 약 4.6m에 달했다"면서 "파편이 3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으면, 집이 파편에 맞을 뻔했다"라고 덧붙였다.
부인과 함께 고장 난 엔진 맞은편 자리에 앉았던 탑승객 데이비드 딜루시아는 "기체가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하강하기 시작했다"면서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딜루시아는 아내와 함께 지갑에 들어 있던 운전면허증을 챙겨 주머니에 넣었다면서 "추락하더라도 우리 신원을 확인할 수 있길 바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장이 정말 놀라운 일을 해냈다"면서 "(당시 상황이) 무시무시했다"며 끔찍한 순간을 회상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운항한 지 26년이 넘었으며, 고장 난 엔진은 프랫 앤드 휘트니의 'PW4000' 엔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팬 날개에 결함이 있진 않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기술 자문을 파견해 NTSB 조사를 지원할 예정이며, 유나이티드항공 측도 "연방 당국이 이번 사고를 조사하는 데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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