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인 이민 역사가 이제 115년에 이른다. 긴 이민 역사와 수많은 한인들을 대변하며 주류사회와의 연결고리 역을 맡아 하는 사업체로는 무엇이 있을까?
미주 한인 단일 사업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업이 세탁업이다. 한인 일간지 구인난만 보아도 세탁업 구인광고가 가장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 워싱턴세탁협회장으로 직접 뛰어다니며 조사하여 집대성한 워싱턴 지역 한인 세탁소 주소록에는 당시 2,400개 세탁업소들이 메릴랜드, DC, 그리고 버지니아에서 성업하고 있었다. 그 많은 업소들에서 대충 5명의 종업원이 직장 생활을 한다고 가정하면 1만2,000명이 세탁업에 종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세탁업소 가격이 적게 책정하여 10만불이라고 가정한다면 2억 4천만불에 달하는 한인들의 자산이 축적되어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중요한 점은 미국에서의 세탁업은 한인 시장이 타깃이 아닌 주류 사회의 자금력이 한인사회로 영입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집 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세탁업소들은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매상은 반 토막 이상 났지만 렌트비나 기타 기본 지출들이 비례하여 줄어든 것은 아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연방 정부와 주 정부들의 지원으로 지난해를 어렵게 지탱하여 온 사업체들도 기대했던 이번 봄 성수기를 허망하게 보내며 다가올 여름 비수기와 겨울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지 그리고 시장이 돌아온다 한들 그때까지 견딜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까지 필자의 자체 조사에 의하면 이미 1/3에 달하는 세탁업소들이 폐업했거나 공장에서 픽업으로 용도 변경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수많은 세탁인들이 직장과 사업체를 잃고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들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곳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보다 포괄적인 지원방안이다.
현재 세탁업은 한인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미국 정치인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굳건히 뭉쳐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세탁인들의 요구 조건은 간단하다. 1) 정부에서 세탁업소들에게 직접 조건 없는 그랜트(Grant)를 지급하여 현재 사업하는 세탁소들을 돕는 것. 2) 세탁소 건물주들에게 임대료 구제기금(Rent Relief)을 지급하여 임대하고 있는 세탁인들의 렌트를 지원해주는 방법이 또 하나이다.
마지막으로는 세금 구제안(Relief)도 있다. 이러한 일들을 도모하기 위하여 일단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 보낼 그랜트 신청서를 작성하였으며 2일 열릴 워싱턴 세탁인 비상대책 모임에 참석하는 세탁인들의 사인을 받아 곧바로 해당 부서에 발송할 예정이다.
물론 예산책정과 집행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세탁인들의 요구 사안이 받아들여진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폐업하지 않고 꿋꿋이 버티어 온 세탁인들의 손님들 중에는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있다. 우리는 옷을 맡기러 온 그들의 손에 이번 요구서를 쥐어주며 호소할 필요가 있다.
요구서에는 지원금에 대한 정당성과 타당성이 일목정연하게 설명되어 있다. 일례로 지난 일년 간 군인, 경찰, 간호원, 의사 등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싸워오며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직장인들의 옷 수선 및 세탁을 위험 부담 속에서도 우리 세탁인들이 책임지어 왔다는 사실이다. 이번 대책 마련 회의는 오는 수요일, 6월2일 오후 6시, 애난데일 소재 한인 커뮤니티 센터에서 개최되며 정부 보조금 신청 서류가 무료로 배부될 예정이다. 많은 세탁인들의 관심과 동참을 바라는 바이다.
주소 6601 Little River Turnpike, Alexandria, VA(애난데일 홈 디포 근처) 문의 (703)608-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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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호 / 전 워싱턴한인세탁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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