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난데스 2-0 꺾어, 10경기 모두 무실세트
▶ 세리나 이후 최연소

에마 라두카누가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예선 직후 귀국하는 일정의 비행기표를 끊어 놨던 ‘18세 소녀’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는 결국 대회 마지막까지 뉴욕에 머무르며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는 “솔직히 나도 믿지 못하겠다. 놀랍고 충격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라두카누는 지난 11일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의 아서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2002년생 동갑내기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를 2-0(6-4, 6-3)으로 눌렀다.
정교한 샷을 앞세워 첫 세트를 가져간 라두카누는 2세트에서도 초반에 몰아치며 5-2 리드를 잡았다. 페르난데스도 뒷심을 발휘하며 추격했다. 라두카누는 리시브를 위해 몸을 던지다 왼쪽 무릎이 찢어져 피를 흘렸다. 하지만 응급 처치 후 다시 코트에 들어간 뒤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결국 결승전마저 세트스코어 2-0 무실세트로 장식하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만 18세 10개월인 라두카누는 1999년 세리나 윌리엄스(17세 11개월)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US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는 2004년 윔블던에서 17세 나이로 챔피언에 등극한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다. 특히 라두카누는 예선부터 시작해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 테니스 사상 다시 나오기 힘들 기록도 세웠다. 게다가 예선 3경기를 포함해 본선까지 10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그는 마지막 서브에이스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코트에 드러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나에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본선에 오른 것만으로, 결승전에 오른 것만으로 나에겐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항상 그랜드슬램을 꿈꿨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올지는 몰랐다”고 감격에 젖었다.
페르난데스도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오사카 나오미(일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등 세계 ‘탑5’ 3명을 완파하고 결승까지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라두카누는 “우리 모두 지난 2주 동안 두려움 없는 경기를 펼쳤다. 우리가 더 많은 토너먼트와 결승전에서 맞붙길 바란다”고 페르난데스와 선의의 경쟁을 기원했다.
새로운 메이저 퀸의 탄생에 미국 여자 테니스의 전설 빌리진 킹은 “새로운 세대의 테니스를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축하했다. 여자 테니스계를 풍미했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도 “스타가 탄생했다. 예선을 거쳐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만들어낸 라두카누는 이제 다신 예선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라며 “당신과 상대 선수 페르난데스의 놀라운 결과는 다음 세대 테니스 선수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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