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외교부 ‘인디언 학살’ 과거사까지 거론…미 공세 맞서 총력 대응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독재 정치를 비판한 데 대해 중국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평론을 요구받고 "미국은 패권을 수호하기 위해 민주를 사적으로 이용하고, 민주를 내세워 분열을 선동한다"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미국식 민주적 기준에 따라 세계를 민주와 비민주 양 진영으로 분류해 분열을 공공연히 부추기는 것은 더 큰 불안과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9일 개막한 민주주의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외부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그들의 힘을 키우고 억압적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또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미 동맹국들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 보이콧 명분으로 인권 문제를 내세우는 데 대해 이들 국가의 과거 학살 사건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약 10분에 걸쳐 미국과 캐나다의 인디언 학살 역사와 영국군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고문 사건, 호주의 인종차별 범죄 등을 예로 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 국가의 인권이 잘되고 있는가는 국민의 성취감, 행복감, 안정감을 증진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중국공산당의 100년은 인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고 발전시킨 100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겨냥한 공세에 맞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영상으로 참가한 제14차 발리 민주주의 포럼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아시아 특색 민주 이념을 떨쳐 일으키자"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역사가 유구한 아시아는 다원적이고 공생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협상하고 함께 일하는 민주 문화를 형성했다"며 "중국은 아세안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공동 협상, 공동 건설, 공동 향유의 모범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등한 협상을 주창하고, 그것을 국제사회 민주화의 중요 내용으로 삼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일보도 10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이 참석한 것을 두고 "미국은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억제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겨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것은 불장난과 같다"면서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대만해협의 현 정세를 변경했기 때문에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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