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無공천·양도세 일시 완화 등 선제적 제시해 쇄신 전면
▶ 당내서도 논란…설익은 아이디어로 ‘전국민 지원금 철회’ 재연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의 민주당'을 천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돌격 본능을 발휘하면서 정책사안과 정치 이슈를 연일 치고 나가고 있다.
몽골 기병의 선봉처럼 후보가 먼저 화두를 던지면서 이슈 주도권 선점을 시도하는 것이다.
실용과 민생을 전면에 내세운 유연성 행보이나, 충분히 논의가 안된 '설익은 아이디어'의 제시가 계속될 경우 선대위 출범 초반처럼 내부 엇박자와 혼란이 가중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나온다. 정체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대표적인 이슈가 내년 재보선 공천 문제 및 전두환 전 대통령 평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이다.
우선 재보선 무공천 문제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9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가 13일에는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면서 지역은 특정하지 않았으나 무공천 방침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이 후보는 그 이유로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계기 중의 하나가 스스로 만든 당헌·당규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천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서는 서울 종로를 포함한 5곳의 재보선 지역이 '부정부패 등 중대사유로 재보선이 실시된 경우 무공천'을 하도록 한 당헌·당규에 정확히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정치 1번지인 종로의 경우 의원직 사퇴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공천을 해야 대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와 종부세 일부 조정 카드도 돌발적으로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한국시간) "1년 정도 한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면서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성과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반복적으로 내놓으면서 당 정체성이나 지지기반인 호남의 정서와 안 맞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당내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거침없는 이슈 제기의 효과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이 후보 측은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음에 따라 강점인 정책 실행력 등을 부각하고, 상대적으로 말을 아끼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대비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 후보가 던진 이슈들이 민주당의 '아킬레스건'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로부터 분리해 쇄신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다.
가령 무공천은 민주당의 내로남불 이미지 탈피,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 언급은 수도권 중도 표심 달래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14일 TBS 라디오에서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이고, 후보가 빛나야 표가 된다"며 "선거판에서는 후보 혼자 빛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가 제시한 이슈에 대해 당이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끌려가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당 관계자는 "몽골 기병이 신속하게 앞으로 돌격하는 것도 좋지만, 돌격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본진의 튼튼한 '성채'도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가 앞장서 추진했다가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철회했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란처럼 상처만 입는 결과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때에도 당에서 꽤 밀고 갔으나 여러 상황에 부딪혔다"며 "이번에는 정부와 청와대만이 아니라 내부의 반대도 꽤 거세서 난관이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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