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15일 북한과 미국 양측 정상의 싱가포르 합의 계승 의지를 확인하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국제정세협의회(WAC)가 한국 국제교류재단(KF) LA사무소 후원으로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3차례 북미 정상의 만남은 북한 문제 해법을 찾으려는 초당적 바람을 보여줬다면서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여러 방식으로 계속된다고 주장하겠다.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제시된 프레임워크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 때 합의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유해 송환 등 4개 항을 담고 있다.
비록 전임 정부 때 이뤄진 일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계승할 뜻임을 표명함으로써 북한과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교착 상태인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북한을 끌어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말 새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뒤 북한과 대화 재개를 추진 중이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우리는 북한과 대화, 외교를 통한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구축)에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어떤 적대적 의향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비핵화에 관한 어떤 것이라도 대화하기 위해 언제 어디로든 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우리는 어떤 진전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전염병 대유행이나 다른 상황 때문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북미 간 관여 기회가 될 수 있겠는지에 관한 질문에 미국이 외교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했고 북한도 올림픽에 올 수 없는 상황을 들어 '비현실적인(moot) 질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데려오기 위한 플랫폼으로 올림픽을 활용하는 일에 관한 한 한 가지 까다로운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2021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국가자격 참가 불허를 통보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 사람들이 (올림픽 출전을 위해) 베이징에 있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한일 갈등에 대해 "우리가 직면한 커다란 도전"이라며 일제 강점을 염두에 둔 듯 "20세기에 일어난 비통함과 끔찍한 일들이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21세기에 우리 모두 공유하는 도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이들은 이 역사적 문제들이 상호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며 "이는 이(역사적) 문제들이 현재의 문제들에 관해 포괄적으로 협력할 능력을 위태롭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램버트 부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북한과 관계 진전 노력에 우선순위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때 북미 정상의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5월 퇴임하는 문 대통령이 자신의 유산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청와대를 떠나기 전에 북한 문제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는 것보다 그를 더 행복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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