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선 3독(三毒)이라 해서, 중생에게 貪(탐: 욕심내고), 瞋(진: 성내며), 癡(치: 어리석음) 마음을 늘 경계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해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오늘은 탐욕 중 식탐에 국한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본래 라틴어의 Gula는 식욕의 의미이나 일반적으로 음식과 재물에 대한 필요 이상의 집착을 의미한다. 너무 지나칠 땐 중독이라고도 하겠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생명활동을 위해 음식을 먹지만, 극히 일부이긴 하나 먹기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산해진미를 늘 즐기는 일부 권력자들과 재산가들은 물론 식도락가들도 이에 해당한다면 그들에 대한 모욕죄로 걸려들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전에 한 지인 말씀이 “우리 남편은 나무랄 데 없이 다 좋은데 당뇨병에 식탐이 있어 걱정”이라고 하던 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새해 첫 달이 벌써 반이 훌쩍 지났지만 새해 결심을“남들에게 소소한 친절일지라도 더 자주 해야겠다”고 작년 말에 했지만 막상 내 자신에 대한 경고는 깜빡 잊었는지 아무 결심도 못했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결심하지 않으면 안 될 사단이 어제 발생했다. 한 3년 전 음식 잘 한다는 식당에 가서 포식을 한 후 토사곽란과 더불어 한 1년 이상 고생을 할 만치 해서 다시는 과식을 않겠다고 맹세를 하였다. 하루 두 끼니를 오전 10시, 오후 4시에 비교적 소식(집사람 이야기로는 절대 소식이 아닌 여전히 과식이라 한다)을 하며 위장을 잘 보호 관리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핏 생각나고 떠오르는 음식들, 예를 들어 게장(메릴랜드 블루 크랩 간장게장 혹은 양념게장)이라든가 수육 삼겹살, 추어탕, 비지찌개, 낚지 복음 등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음식들 생각만 해도 침샘의 작동이 너무도 활발해짐을 막을 도리가 없다. 막상 그 음식들을 어렵사리 구해 눈 앞에 대령할라 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과식을 하게 돼 결국은 탈이 나 다음날엔 으레 쌀죽에 새우젓이 처방약이 되어버리곤 한다.
어제도 수육 삼겹살에 김장배추 절임에 새우젓, 마늘쫑을 얹어 막걸리와 더불어 기분 좋게 먹고 얼마 못가서 뻔질나게 W.C를 집사람 몰래 드나들길 수차례 하고 나니 후회막심이다. 그저 입이 웬수다.
알면서도, 또는 무의식 중에 깜빡 잊고 실수를 계속 되풀이함은 인간의 속성이며 약점이라고 한다면 변명에 지나지 않을런지? 말은 쉽지만 실천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낌은 필자 하나로 족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새해 들어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각자 지향하려는 결심들이 있을 줄로 알고 있다. 작심삼일이 되건 작심 몇 달이 되건 하여튼 결심을 했다면 한번 큰 마음먹고 성공하도록 밀고 나가 연말엔 환호와 자부심을 모두가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필자도 죽기 아니면 살기 결심으로 작심 3일이 아니라‘ 작심영구(作心永久)’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소식과 음식 종류의 간결화, 단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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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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