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을 사수하라 - 자경단 활동
▶ 해병전우회·업주들 속속 가세, 처절한‘전투’부상자 잇달아…19세 이재성군 안타까운 희생

한인타운의 한 샤핑몰 옥상에서 총기로 무장한 업소 직원들이 폭도들의 동향을 살피며 경계를 서고 있다.
■ 4.29 폭도 진압을 차단하라
폭동 시작 몇 시간만에 사우스 LA의 주요 비즈니스들을 폐허로 만든 폭도들은 웨스턴 길을 따라 북상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거대한 폭동의 쓰나미가 한인타운을 향하고 있을 때 가정 먼저 움직인 조직이 한인청년단이었다. 당시 이 단체를 이끌었던 고 강종민 단장의 급한 연락을 받고 모인 50여명의 단원들은 밤 8시께 타운에 모여 곧 바로 타운방어에 들어갔다. 이들은 올림픽가를 따라 버몬트와 웨스턴, 그리고 놀만디 교차로를 차량으로 봉쇄하고, 북상하는 차량들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KWT(Korean Watch Team)도 타운방어에 나섰다. 이들은 가주마켓과 코스모스 전자 등에 자리를 잡고 시시각각 상황을 교신했다. 이 당시만 해도 셀폰이 일반화되기 전으로, 전화와 비퍼가 연락수단이어서 긴박한 상황에 기동성이 떨어졌다.
이때 지원군이 나타났는데 타운에서 영업하던 OB와 평화 등 택시회사들이었다. 이들은 무전기를 갖추고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한편 한인들의 타운 사수 움직임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동안 사우스 LA의 한인업소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리커, 마켓, 스왑밋 등이 잇달아 약탈을 당하거나 방화로 잿더미로 변했다. 이 중에는 버몬트와 40가의 킹 스왑밋, 버몬트와 버논의 서니스 스왑밋이 전소됐고 ABC스왑밋은 약탈로 쑥대밭이 됐다.
반면 강력한 대응으로 첫 날의 위기를 넘긴 곳도 있었다. 한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우슨 스왑밋은 윤성섭 대표의 지휘아래 10여명의 무장 경비원들이 LAPD 경관들으 지원을 받으며 침입하려는 폭도들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무사히 비즈니스를 지켜냈다.
■이날 정부는$
-6:30 pm: 데릴 게이츠 LAPD국장, 차분한 대응 지시후 모금행사에 참석
-8:30 pm: 게이츠 국장 시 비상대책센터로 복귀, 시장 및 시의원들과의 관계악화
-8:45pm: 탐 브래들리 LA시장 비상사태 선포피트 윌슨 주지사 주방위군 2,000명 출동 명령
-11:00pm: LA카운티 셰리프국 및 가주고속도로 순찰대 지원 개시
■ 4.30 악몽의 하루
전날 큰 불상사없이 위기를 넘겼던 한인타운은 이날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오전 10시가 넘어서면서 폭도들이 닥치는 대로 한인업소들을 약탈하기 시작했고, 정오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타운은 폭도들의 손에 넘어가 후버와 올림픽 코너의 문스 자동차를 시작으로 타운 곳곳에서 불길이 솟아 올랐다.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지도 않았고, 한인업소들의 애절한 도움요청에도 움직이질 않았다.
더욱이 1가와 버몬트길의 버몬트 플라자에서는 약탈을 당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도착한 청년단원들이 폭도들을 내쫓기위해 공포탄을 쏘자 경찰은 폭도대신 단원들을 체포했다. 이같은 상황들은 한인사회에 스스로 타운을 지켜야한다는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업주들은 직원들과 함께 무장을 시작했고, 해병전우회, 청년단 등 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의 한인들은 윌셔 타워 호텔에 모여 타운 방어를 위한 조직을 갖추기 시작했다.
헐리트론, 올림픽 디스카운트 스왑밋, 가주마켓 등 주요 업소들은 샷건과 권총 등으로 무장하고 지붕에 올라가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했다.
총격전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웨스턴과 9가의 박보석상, 올림픽과 알바라도의 동대문 스왑밋, 전자제품이 쌓여있던 버몬트와 8가의 코스모스 전자 등에서는 물건을 약탈하려는 폭도들과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한인 사상자가 속출한 것도 이날로 4,29폭동에서 빼놓을 수 없고 해마다 한인들의 가슴을 아프게하는 게 이재성군(당시19세)의 죽음이다.
이군은 이날 밤 11시께 3가 길에 위치한 구 원산면옥에 약탈자들이 침입하려 한다는 연락을 받고 친구들과 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 과정에서 때마침 건물옥상에서 경계를 서던 다른 한인들이 이를 폭도들로 오인, 사격을 가했다. 이 사고로 이군은 사망하고 제임스 강군 등 다른 친구들은 부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조인하 당시 재향군인회장은 이날 낮 옥스포도와 베니스 인근에 자리잡은 김스TV 창고에 폭도들이 몰려들었다는 연락을 받고 해병대 출신 재향군인회 회원들과 그곳으로 달려갔다가 총격전이 벌어져 총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하루동안 한인타운 내 20여곳의 한인업소가 폭도들에 의해 전소되거나 불타는 등 40여건의 방화가 발생했다.
■이날 정부는…
-0:15 am: 폭동 중심지역 통금 실시
-8:00 am: 주방위군 남가주 주요 병기고 집결. 실제 투입은 LAPD의 미온적 협조로 오후 늦게까지 지연
-10:15 am: 남북으로 센추리와 제퍼슨, 동서로는 센트럴과 크렌셔로 통금확대
-12:00 pm: 주방위군 배치 시작, 속도는 매우 늦어 한인타운은 밤늦게 도착
-12:45 pm: 시 전역 통금령
-11:50 pm: 주방위군 6,000명으로 증원 발표. 연방군 비상대기 요청
■ 5.1 경계와 복구
악몽 같았던 30일! 한인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총을 든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5월의 첫날을 맞았다.
전날 밤부터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연방군 투입을 명령하면서 폭동은 진정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산발적인 약탈은 계속 됐다. 한인사회의 자경활동도 더욱 조직화됐다. LA총영사관과 한인단체들은 ‘4.29 비상 대책 본부’를 윌셔타워 호텔에 설치하고, 타운 경비인력을 주요 지점에 배치했다.
이날 한인사회는 비통과 참담함을 떨쳐 버리고 재기를 위한 복구와 구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일 10만 한인이 모여 폭동 종식과 인종화합을 요구하는 대규모 평화시위를 벌였다. 한인사회가 지난 3일의 악몽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이날 정부는…
-3:00 pm: 부시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해병대 등 연방군 4,000명 엘토로 해병기지에 집결(연방군은 2일 오후 2시 캄튼에 첫 배치, 연방경찰도 투입)
-6:00 pm: 주방위군 주요 거점 배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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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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