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포린어페어 기고… “중·러 집중하다 최대 핵 위협 직면할 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아내는 데 전력을 쏟고 있는 미국이 북한의 지속되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캐트린 카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와 빅터 차 CSIS 부소장은 29일 포린어페어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한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긴급한 주의를 요한다"며 "북한이 조만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 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북한의 핵 위협을 미국의 국가 방위 전략 우선 순위에 놓을 필요가 있지만, 올해 공개된 전략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최우선에 놓고 러시아를 이어 지목한 만큼 전략적 공간이 크지 않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필자들은 "미국은 북한의 위협 역시 최우선 방위 전략에 놓아야 한다"며 "이는 미국 본토를 지키는 것 뿐 아니라 아시아 동맹들이 미국의 확장 억지 능력에 의구심을 품지 않게 한다는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면, 늦기 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위한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북한이 사실상 모든 종류의 미사일 시험을 잇달아 재개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위기감 고조를 거론했다.
이들은 "북한 입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잠재적인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 필요성을 부각시켰을 수 있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같이 핵포기를 선언할 경우 한층 침공에 취약해진다고 보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자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수주일 내에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핵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제재를 시도한다 할지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막아설 것이 자명한 만큼, 즉각적인 제재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의 무응답으로 사실상 외교적 해법이 막다른 골목에 처한 만큼, 미국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차세대 요격 미사일 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역내 안보 강화를 위해선 한미 양국이 미사일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자체적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추가적인 방어 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서울 방어를 위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동시에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한국 정부 입장에 대한 변경 및 한미일 미사일 방어 공조 강화도 제언했다.
이들은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핵에서 미사일로의 이 같은 초점 변화는 북한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을 수 있는 기술에 근접한 상황에서 한층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맞춤형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강대국만을 방위 전략의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면, 미국은 조만간 최대 수준의 핵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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