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렌스키 “영토 온전 회복”…미, 명확한 언급 없어
▶ “대중의 지지, 전쟁터에서 승부의 핵심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승리'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WP는 서방의 단결을 이끌고 여론을 관리하는 일이 실제 전장에서 벌어지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러시아가 패배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냈지만, '승리'에 대한 기준은 우크라이나와 미국, 영국이 각각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들의 목표가 러시아군을 자국 동부와 남부에서 몰아내고 영토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라고 반복해서 밝혀왔다. 이는 결국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통치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 일부의 수복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미국은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이에 최고위급 발언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달 초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영토 보전을 위한 정부 기능을 갖춘 주권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영토를 포함할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약해진' 러시아를 추구한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미 정부는 이 목표는 군사적 충돌에 한정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3월 말 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은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시사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백악관은 서둘러 '도덕적 분노'의 표현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전 영토를 되찾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 밝힐 의무가 있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그들의 작전 보안을 침해하거나 작전을 더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 균형을 지키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비해 영국은 상대적으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지난주 러시아를 '악성 종양'이라 부르며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몰아내기 위해 더 멀리, 빠르게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태도와 관련, 유럽의 한 외교관은 WP에 "모호함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말했다.
그는 "내가 만약 미국인이라면 더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미국은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WP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지구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겨울로 접어들 경우 일부 유럽 국가는 난방 연료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고, 미국 역시 이번 전쟁의 결과나 국민의 인식이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관리는 "'지금'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넘어, 지지 나라들과 그 안에서 대중의 통합과 지지를 유지하는 것이 지속적인 과제 중 하나"라며 "대중의 지지가 전쟁터에서 승부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또 다른 관리는 "평화협정의 윤곽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우리 역시 전쟁의 끝이 어떤가에 따라 제재와 수출 통제 등의 도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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