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도쿄에 거주하던 다카이 린(28)은 “그러고 보니, 자동차를 샀다”는 한마디와 함께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의 양어머니 다카이 나오코씨가 자택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한 달 만의 일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이달 25일, 오사카부경찰은 린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7월 22일. 오사카부 다카쓰키시 주택의 욕실에서 나오코씨(당시 54세)가 익사한 채 발견됐다. 양 손목에는 압박 밴드로 묶인 것 같은 흔적이 있었다.
경찰의 눈엔 1억 엔가량의 유산을 상속받은 린이 수상했다. 그는 사건 한 달 전 실직했지만, 도쿄 시내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고가 자동차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고 회원제 바나 고급 음식점에 출입하는 등 화려한 생활을 하는 모습을 연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린은 대학 졸업 후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를 다니다 나오코씨를 고객으로 처음 만났다. 당시 동료였던 남성은 “상승 욕구가 강해 ‘돈을 왕창 벌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실적을 높이기 위해 보험금을 고객 동의 없이 증액해 계약서를 쓰는 등 문제를 일으켜 2020년 6월 회사를 관뒀다. 이후 보험대리점에 재취업한 린은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5개월 전 나오코씨의 양아들로 입양됐다.
린은 나오코씨의 생전에 총액 1억5,000만 엔의 보험 2건을 계약했다. 하지만 사건 후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수취인이 린으로 변경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며 보험사가 지급을 보류한 것이다.
처음부터 수상했던 린이 1년이 지난 후에야 체포된 것은 증거 확보에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린은 사건 당일 도쿄의 자기 집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린의 휴대폰도 도쿄 집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린의 집에서 나오코씨 집까지 오는 경로의 방범카메라 영상을 샅샅이 훑었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를 쓴 남성이 목장갑을 끼고 테이프 같은 것을 든 채 나오코씨의 아파트 주변을 걷는 장면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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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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