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민자들로 세워진 나라다. 1600년부터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에서 온 이주자들이 북동부 해안을 따라 정착하기 시작했고, 아프리카인들은 노예로 끌려왔으며, 19세기 중반 이후에는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출신 이민자들이 서부지역에 터를 잡고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도 미국성인 6명 중 1명은 국외 태생이고, 해외로부터의 이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중남미로부터 유입되는 난민들의 숫자 역시 증가일로에 있다.
최근 LA타임스가 카이저 패밀리재단과 함께 국외출생의 성인이민자 3,3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보고서는 미국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이민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본 최초이자 최대의 조사연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준비 과정에만 2년이 걸렸고, 1만3,000시간의 전화인터뷰와 7만5,800통의 메일을 통해 도출해낸 이 여론조사의 하이라이트는 ‘낙관’(optimism)이었다. 미 전국에 산재한 다인종 이민자의 77%가 그들이 겪는 각종 난관과 역경, 인종차별과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삶이 모국에서보다 나아졌으며 자녀들의 삶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이민자(1,318명) 4명 중 3명은 과거로 다시 돌아가도 여전히 이민을 선택할 것이라고 했고, 82%는 미국에 온 후 자신 또는 자녀의 교육 기회가 확대됐다고 답했으며, 76%는 재정적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 왔다”고 말하는 한인 이민자들의 꿈과 희망, 피와 땀으로 일궈내는 미국생활의 성취를 조사 보고서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민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고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지금 미국은 늙어가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건국 이래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노인 인구는 늘어나는 한편 그 자리를 채울 근로자들의 숫자는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자들의 소셜 연금 기금고갈 문제가 심각한 난제로 대두되는 실정이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이민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미국은 젊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에 새로운 희망과 활기를 불어넣을 일꾼과 인재들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민에 대해 보다 열린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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