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방식·전후계획 등 이견 “강경정책에 변화줘야” 경고
▶ 국제여론 악화 미 부담 커져…국방장관 등 고위급 중동행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 전쟁 방식부터 전후 계획까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가자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면서 외교적으로 고립될 위기에 처한 미국은 이례적으로 ‘태도를 바꾸라’며 이스라엘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스라엘은 이런 상황에서도 가자 지하의 하마스 땅굴을 바닷물로 침수하는 작전까지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은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한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10월 전쟁 발발 후 네타냐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신경전은 종전 후 계획을 두고도 격화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은 ‘포스트 하마스’ 문제에서 계속 대립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오슬로의 실수를 반복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슬로의 실수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에 대해 합의한 오슬로협정을 일컫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개별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하며 “이스라엘은 결코 팔레스타인 독립에 반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자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면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완고한 지지를 표해온 미국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이날 총회를 열고 찬성 153표, 반대 10표, 기권 23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양측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한편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대한 규탄은 담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 촉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 CNBC는 “가자 내 인도주의적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은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고심은 미 안보 수장들의 잇따른 중동행에서도 드러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중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을 중동 지역으로 각각 급파할 예정이다. 이들은 가자 민간인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전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는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설치한 펌프 7개로 바닷물을 끌어와 지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와 인질을 지상으로 끌어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 땅굴의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데다 가자의 지하수를 오염시켜 식수 고갈에 시달리는 민간 피해를 더 키울 수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 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도 침수 작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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