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최초로 캐피털 힐 지역에 나이 많은 성소수자(LGBTQ+)들을 위한 아파트가 세워져 오래 동안 소외되고 괄시받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속을 터놓고 정을 나누며 살고 있다.
‘프라이드 플레이스(긍지의 장소)’라는 이름이 붙은 이 118 유닛짜리 8층 아파트는 옛 엘드리지 타이어 회사 자리에 총 공사비 5,440만달러를 들여 건축된 후 지난 9월 오픈했다.
원래 노인아파트로 지어졌지만 실제적으로는 성소수자 아파트이다. 1층에는 성소수자 비영리기관인 ‘젠프라이드’가 입주해 주민들에게 HIV 검사 등 건강 및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젠프라이드 창설자인 워싱턴대학(UW)의 커렌 프레드릭슨-골드슨 교수는 나이 든 성소수자들이 같은 또래의 정상적 성생활자들에 비해 사회적 격리감과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요인들을 더 많이 지니고 있음이 2,450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진행한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프레드릭슨-골드슨 교수는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LGBTQ+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외부에 드러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며 “드러나 보이면 곧바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차별당하거나 해고당하기 일쑤이고 나이가 많아진 후에도 대체로 자녀가 없거나 있어도 재정지원을 받지 못해 궁핍한 삶을 살게 된다며 이들을 가장 실질적으로 돕는 방법은 서민아파트를 마련해 이들이 여생을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드 플레이스 아파트 바로 옆엔 성소수자들이 즐겨 찾는 ‘네이버스 나이트클럽’이 문을 열고 있다. 아파트 주변 횡단로들도 역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색으로 칠해져 있다. 원래 이 지역은 ‘게이버후드’(게이동네)로 불릴 만큼 성소수자들이 많이 살았었다. 하지만 근래에 캐피털 힐 지역의 아파트 렌트가 치솟자 이들은 대부분 렌트가 싼 교외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 아파트는 55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고 성소수자들을 환영한다. 렌트는 스튜디오가 월 680~1,150달러, 1베드룸이 730~1,460달러이며 소득에 따라 조정된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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