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샌티스·헤일리·라마스와미, 통합·과거 극복 이유로 주장
▶ 반(反)트럼프 크리스티는 “사면은 두 개의 사법제도” 비판

트럼프 전 대통령[로이터=사진제공]
공화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이 경선에서 압도적 대세를 유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를 사면하겠다는 입장을 연이어 밝혔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지난달 29일 아이오와주에서 취재진이 트럼프 사면에 대해 질문하자 "포드가 닉슨에게 했듯이 우리가 한 국가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열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지난 1974년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한 전례를 예로 들며 트럼프 사면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취재진이 '트럼프를 사면하겠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그렇다, 수개월 전에도 말했다"고 답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작년 5월 당선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에 가담한 이들의 사면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하루 앞서 지난달 28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 "난 트럼프를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는 최선의 국익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80세 노인을 감옥에 가둬 우리나라를 계속 갈라지게 하는 것은 최선의 국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선의 국익은 그를 사면해서 우리가 한 국가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그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사면 찬성 입장을 밝힌 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지지층의 반감을 사면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의 비(非)트럼프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디샌티스와 헤일리가 자신을 전직 대통령과 구별하면서도 경선 승리에 필요한 트럼프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정치적 줄타기'를 수개월간 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른 공화당 경선 주자인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일찌감치 사면을 주장하며 트럼프 지지층을 공략했다.
그는 작년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이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게 트럼프 사면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인터뷰 등에서 미국 법무부의 트럼프 수사를 "분명한 정치적 기소"라고 비판하며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트럼프를 사면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공화당 후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전복 시도 등을 유일하게 정면 비판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는 예외다.
그는 트럼프의 행동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다른 후보들의 사면 찬성 입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면은 "두 개의 사법제도"를 의미한다면서 "우리가 국가로서 이를 허용하면 우리는 특권층을 일반 국민과 다르게 대우하는 전 세계의 여러 열등한 민주주의 국가보다 나은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NBC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선시 '셀프 사면'을 추진할 것인지에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very unlikely)고 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뭘 잘못했나? 난 아무런 잘못도 안 했다"고 말해 셀프사면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를 뒤집기 위한 의회 폭동 선동과 조지아주 선거 개입, 국방 기밀 반출, 성추문 입막음 등 4건의 형사 사건과 관련한 91개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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